“출산율 높이려면 근무시간 줄여라”

■ 김일옥 삼육대 교수 기혼녀 322명 설문조사

맞벌이 부부 근무시간 짧을수록 둘째 낳을 가능성 높아
남편, 육아에 호의적… 첫째 만 2세때 둘째 가장 원해
소득 높으면 출산의도 높아 소득격차 해소책 마련시급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재앙’으로까지 불리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줄여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역시 기업들이 적극 나서 직원의 조기퇴근을 독려하는 등 저출산 국가에서 근무시간 단축이 출산율 촉진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김일옥 삼육대 간호학과 교수는 27일 기혼여성 3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첫째자녀의 나이가 만 2세에 가까울수록, 맞벌이 부부의 근무시간이 짧을수록, 부부 공동육아에 호의적일수록 둘째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부부의 출산의도는 첫째 아이가 4세일 때부터 낮아지기 시작해 5세(57.4개월)가 되면 부부 모두 둘째자녀 출산을 원치 않는 포기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출산계획은 근무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부부 모두 둘째자녀 출산을 원하는 집단은 하루 평균 8.95시간, 1주일 평균 5.05일을 근무하는 데 반해 부부 모두 출산을 원하지 않는 집단은 하루 평균 9.18일, 1주일 평균 5.31일을 근무했다. 

김 교수는 “첫째자녀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 기간부터 둘째자녀 임신, 양육기간까지 집중적인 홍보 및 지원이 요구된다”면서 “당연한 결과지만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결혼만족도가 높을수록 후속출산 의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즉 근무시간 단축 등 전 사회적인 출산 및 육아환경 조성도 중요하지만, 남편의 가정친화적 인식과 실천도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남편만 출산을 원하는 경우에는 남편의 가사 기여도가 낮았다”면서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하면 남편의 출산의도는 낮아지지만 여성의 출산의도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식수가 부의 상징’이라는 항간의 속설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 면에서 출산계획을 갖고 있는 부부 가운데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부부가 12.2%에 불과한 반면, 200만~400만원인 부부는 31.3%, 400만원 이상인 부부는 47%로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의도가 높았다. 자식을 양육할 돈이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말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입증된 셈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는 세제, 주거 등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은 것은 부부가 후속출산을 하지 않는 데도 큰 이유가 있다”며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출산력이 높은 계층의 혜택이 적어 정책 효과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곽명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