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며 나 혼자 추스르기도 버거운데 가정을 꾸려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요.” (직장인 김보영(34)씨) “지금까지 혼자도 잘 살아 왔는데 사회적 통념에 밀려 섣불리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결혼할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요.” (직장인 박지원(33)씨) “결혼은 나와 남편만의 문제가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잖아요. 결혼을 해서 따라오는 여러 의무감과 책임감을 감당할 엄두가 안 나요.” (직장인 김효정(32)씨) Single, Seventies, Stuck‘3S’
고학력ㆍ고소득 ‘나홀로 삶’ 즐겨
사회적소수자 소외 안되게 배려를 30대 미혼 여성들의 반란이 심상치 않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학업ㆍ운동ㆍ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알파걸’이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직장 경력 10년차 이상의 ‘아라포(around 40의 일본식 말)’가 신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고학력ㆍ고소득에 미모까지 갖췄지만 알맞은 상대를 찾지 못해 혼자 사는 여성 ‘성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골드미스’를 포함해 이들은 ‘3S’로 통한다. ‘3S’는 ‘Single, Seventies, Stuck’을 합한 것으로 “1970년대에 태어난 미혼자로 혼삿길이 막혔다”는 뜻을 담고 있다. 3S그룹의 증가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미 뚜렷한 사회현상으로 굳어졌다. 초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3S가 늘어나면서 결혼율이 뚝 떨어졌다. 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IMF 환란 이후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증대,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혼인이나 출산을 늦추는 현상이 생겼다”면서 “여기에 양성평등 같은 서구적 가치관으로 혼인을 적령기에 해야 한다는 관념이 약화했고, 결혼하지 않아도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까지 이뤄지면서 30대 미혼여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소득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30대 미혼녀를 양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더 이상 결혼에 기대지 않고도 독립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갖춰, 자신보다 사회적 또는 경제적 지위가 높은 남성과 결혼하려는 ‘앙혼(仰婚) 관습’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여성이 고학력, 고소득화하면 그 자리에 있던 남성들이 줄어드는 만큼 앙혼을 하려 해도 그럴 만한 상대가 없다.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의 저자 윤단우씨는 “지금의 30대 여성은 아마 결혼파업의 첫 세대가 되고, 이들 중 다수는 결국 평생 홀로 살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혼율 증가는 막지 못할 대세가 될 것이며, 이들이 사회적 소수자로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가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김지혜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