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경상북도 '문경' 하면 이 '문경새재'라는 네 글자가 가장 유명하다.
'새재'라는 말에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의 고개'라는 뜻이 담겨있다.
문경은 북적거리는 휴가철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휴가지다. 요새는 길이 좋아져 수도권에서 불과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접근성도 갖췄다. 볼것 없는 산골짜기라는 편견은 '영남제일관문'이 자랑하는 역사와 자연, 문화 유산에 비하면 억울한 평가다. 가족·친구·연인 등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변화무쌍한 관광코스는 그들의 여행 동기와 목적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코스를 자랑하는 문경새재길에 올라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고 걷고 있노라면 그 옛날 한양 과거길에 오르내리던 선비들의 청운의 꿈이 떠오른다.
영남 선비들은 문경새재를 통해 입신을 꿈꿨고 더러는 좌절하며 돌아오고는 했다.
이런 스트레스의 길이 웰빙(참살이) 코스로 거듭날 줄을 당시 선비들은 알고 있었을까. 실제 문경새재길을 걷다 보면 두 손에 신발을 들고 맨발로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띈다. 아스팔트가 끝나는 지점의 옛길부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땅을 내딛으면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땅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
문경새재길에 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바로 문경 제1관문인 '주홀관'이다. 동쪽으로 주홀산이 우뚝 솟아 있고, 서쪽으로는 조령산이 길게 뻗어 천험의 요새임을 과시하듯 버티고 있다. 또 수천 평의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은은한 곡선미의 기와지붕과 성문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그저 고즈넉이 걷는 길이 지루할 만한 어린이가 있는 나들이객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KBS사극촬영장'이 위치한 곳도 바로 문경 제1관문 근처다. '태조왕건' '연개소문' '대왕세종' 등 인기리에 종영된 대부분이 촬영된 이곳을 돌다보면 어디선가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튀어나올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 시점에서 감히 재해석하자면 문경새재는 '문경의 새로운 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2월, 새재 안에 들어선 'KBS사극촬영장'은 문경시의 새로운 관광명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에서다.
촬영장을 돌아 나와 2km가량 더 올라가면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용추폭포가 그 절경을 자랑한다. 경상감사가 경상도 땅에 첫발을 내딛고 관인을 인계인수하던 '교귀정'을 지나면 문경제2관문인 '조곡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곡관'은 기암절벽이 우람하게 서 있고, 조곡관 뒤로 우거진 송림과 계곡사이로 흐르는 용천수인 '조곡약수'는 사회생활에 찌든 사람들의 피로를 한방에 날려준다.
물맛 좋기로 유명한 '조곡약수' 한 사발에 피로를 날린 뒤 2.3km 가량 더 걷다보면 고려 말 공민왕시대의 유적지 동화원을 볼 수 있고, 다시 2.2km를 더 가면 새재의 마지막 관문인 문경 제3관문 '조령관'과 마주한다.
문경새재 1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어린이나 여성, 노약자들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로 되어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걷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을 수 있다.
2011. 8. 3
KARP 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