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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의 수도.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생겨날까. 왠지 시끄럽고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은 인상이 떠오른다. 안타나나리보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안타나나리 보는 굉장히 넓다. 400만명의 인구가 안타나나리보와 그 인근에 모여있으니 넓고 복잡한 것이 어쩌면 당 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안타나나리보는 넓고 복잡한 수도이지만, 하루 정도 걸어다니면 중심가와 그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 안 타나나리보의 중심가는 '독립로'다. 탁트인 독립로 한쪽 끝에는 기차역이 있고 다른 쪽 끝에는 그라시 아 호텔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시장이 있다. 시장에는 온갖 물건들이 있는데 공산품의 경우는 대부 분 중국산이다.
많은 과일과 빵, 채소,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먹을거리도 함께 판다.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프면 길거리 에서 파는 빵과 함께 음료수를 사서 먹으면 된다. 프랑스식 바게트를 절반으로 잘라서 그 안에 햄과 채 소를 넣고 소스를 발라서 파는 노점이 많다. 우리돈으로 500원이면 과일쥬스와 함께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에 처음 상륙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그들 이 폴리네시아인들이라는 것이다. 항해술이 뛰어났던 폴리네시아인들은 지금부터 약 3500년 전부터 태평 양 전역의 섬들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500년 전에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다. 오늘날 마다가 스카르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 아프리카-아시아의 혼혈일 것이다.
이 시장에는 많은 현지인들이 있다. 이들의 모습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 다. 이 현지인들을 가리켜서 '말라가시(Malagasy)'라고 부른다. '말라가시'라는 단어는 마다가스카르 현 지인을 의미할수도 있고, 이들의 언어인 말라가시어를 의미할수도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화폐단위는 '아리아리(Ariary)'다. 예전에는 '말라가시프랑(FMG)'을 사용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500프랑=100아리아리'로 바꾸는 대대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현재는 아리아리를 사용하 는데, '500프랑=100아리아리=한화 50원'이다. 물건을 사든 버스를 타든 밥을 먹든 간에 현지 가격을 절 반으로 자르면 대충 우리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 어떻게 여행 계획을 세울까? 시내에 나와 있으면서도 내 머릿속은 온통 내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여행 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있다. 정보를 모으고 상상을 하면서 가게 될 목적지를 그려보는 것이다. 상상으로 가지 못 할 장소는 없으니, 계획을 이렇게 세워보고 저렇게 세워보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다가스카르에는 수많은 국립공원이 있다. 그 국립공원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멋 진 경치로 이루어진 곳이다. 다른 하나는 여우원숭이를 포함한 희귀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마 다가스카르에 오는 많은 여행자들은 바로 이 국립공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운다. 나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2-3 군데 정도의 국립공원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외는 바오밥나무다. 바오밥나무를 보려면 국립공원이 아니라, 무릉다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바 오밥거리에 가야한다. 그래서 우선 무릉다바에 갈 계획을 세웠다. 그곳에 가서 바오밥나무와 모잠비크 해협을 보고,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 남쪽을 가로질러서 포르도핀으로 갈까. 아니면 이살로 국립공원 에 갈까.
"무릉다바에 갔다가 바오밥나무 보고 그 다음에 안치라베로 나와. 거기에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편하니 까 이살로에 가건 라노마파나에 가건 쉽게 갈 수 있지."
김기권 사장님의 말이다. 시내에서 파는 마다가스카르의 커다란 지도를 하나 구입했다. 마다가스카르의 도시 이름은 긴 것들이 많다. 그래서 지도를 펼쳐놓고 보더라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다가스카르 라는 국가명도 어렵고 안타나나리보라는 수도명도 어렵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 이름들, 피아나란츄아, 미안드리바조, 안치라베, 안다시베, 무릉다바, 무라망가 등등. 비슷한 이름들도 많다.
이곳의 현지인들은 안타나나리보를 줄여서 '타나'라고 부른다. 피아나란츄아는 줄여서 '피아'라고 부른 다. 수년 동안 차를 가지고 마다가스카르 전역을 돌아다니셨다는 김 사장님은 나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 었다. 그 얘기를 바탕으로 나도 대략 움직일 동선을 만들어 보았다.
무릉다바-피아나란츄아-이살로 국립공원-라노마파나 국립공원 이런 순서로 움직여보자. 라노마파나 다음 에 어디로 갈지는 그때 생각해봐야 한다. 이살로 국립공원에 가면 웅장한 산악풍경과 탁트인 지평선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라노마파나에 가면 울창한 열대우림 속에서 수많은 여우원숭이들을 볼 수 있을 것이 다.
이동할 때는 현지인들과 어울려서 장거리 시외버스를 탈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이런 시외버스를 '택시브 루스(Taxi-brousse)'라고 부른다. 타나에는 4개의 택시브루스 터미널이 있다. 그 4곳에서 마다가스카르 의 전역으로 떠나는 택시브루스를 탈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같은 대형버스가 아니라, 15인승 미니버스 이다. 말이 15인승이지 실제로 그 안에 몇 명이나 타게 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에 의하면, 타나에서 택시브루스를 타면 무릉다바까지 1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길이 워낙 험하고 비포장된 도로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나마 지 금은 건기라서 다행이다. 우기때 비포장도로는 온통 진창으로 변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김 사장님이 말 한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하룻밤에 우리 돈으로 8000원 하는 숙소들 많아."
하룻밤에 8000원이라. 이런 숙소를 계속 구할 수 있다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8000원 짜 리 숙소가 얼마나 시설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배낭여행하면서 쾌적함을 바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 선 500달러를 이곳 돈으로 환전했다. 마다가스카르의 싼 물가를 생각해볼 때, 아끼면서 여행한다면 3주 정도는 이 돈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이곳의 언어 인 말라가시어, 프랑스어를 함께 사용한다. 난 그 두 가지를 모두 한 마디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말라 가시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김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서 즉석에서 단어장을 만들었다.
먹는 물은 '오비브', 그냥 물은 '라노', 뜨거운 물은 '오비브마파나', '얼마에요?'는 '오찐?', '좋 다'는 '짜라', '아주 좋다'는 '짜라베', 처음 만났을 때 하는 인사는 '살라마', 헤어질때 인사는 '벨루 마', '고맙다'는 '미사오추라' 등등을 열심히 수첩에 적었다.
복잡한 수도 타나를 벗어나서 지방으로 내려가면 좀 조용한 시간들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내일이면 버스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간다. 바오밥나무와 여우원숭이를 보러가는 길이 시작 되는 것이다. 지금 내 심정은 기대반 불안감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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