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어때!] 돌담길 3곳, 주름진 돌담사이 추억이 뚜벅뚜벅 [스포츠칸 2006-05-24 20:51] 돌담길은 추억이다. 한적한 산골 풍치와 어우러진 돌담길 한편으로 물동이를 이고 나르는 아낙네, 마실 가는 촌로, 자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정감어린 모습이 아련하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시멘트와 벽돌에 밀려 이제는 그 흔적만이 옛 자취를 증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의 흔적을 송두리째 지울 수는 없 는 법. 고택과 감나무, 담쟁이 넝쿨이 어우러져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돌담길이 ‘추억의 명소’ 로 되살아나고 있다. 문화재청이 최근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기 때문이다. 옛 선조들의 삶의 모 습을 엿볼 수 있는 돌담이 이제서나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경북지역 돌담길 3 곳을 찾아가 봤다. 돌담길. 오랜 세월 풍화로 깎이고 패였건만 보는 것만으로도 잊혀진 고향을 떠올리 게 만든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마을 담장들은 대부분 자연석을 이용한 돌담이나 토석담이다. 짧게는 700m에서 길게는 10㎞에 이르기까지 길이와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마을의 오랜 역사와 함께 고택과 어우 러진 돌담길은 한 가닥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다.
- 군위 한밤마을 -
한밤마을은 예부터 밤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 마을에는 최초로 신천 강씨가 살았는데, 신라시대 950 년께 홍란이 이 마을에 이주해 부계 홍씨 일족이 번창했다. 팔공산을 등진 마을은 사방으로 경치가 수려 하고, 마을 전체의 집들이 북향으로 배치된 것이 특이하다.
마을의 주택은 대부분 전통 한옥구조로, 대부분 초가지붕으로 돼 있던 것을 70년대에 슬레이트지붕으로 개량했지만 군위대율리대청 등의 지정문화재가 남아 있어 전통마을로서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마을의 담장은 여느 마을과 달리 대부분 둥글둥글한 돌담이다. 마을 전체를 감싼 돌담은 모두 냇돌을 사 용했고, 원형을 잘 지녔다.
그 많은 냇돌을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의구심이 생긴다. 대율리대청에 마실 나온 촌로에게 물으니 경오 년(1930년) 대홍수로 떠내려 온 돌들을 주워다 담장을 쌓았다고 말했다. 슬픈 역사를 지닌 채 주변 경관 을 거스르지 않은 담장은 아름다운 돌담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 담장의 축조방법은 막돌허튼층쌓기. 하부가 넓고 상부가 좁은 모양새다. 넓은 곳은 1m가 넘는 곳 도 있다. 담장은 냇돌을 촘촘히 쌓아올려 마치 성벽과 같다.
둥글둥글한 냇돌처럼 곡선형으로 이어진 돌담길은 전통가옥과 조화를 이뤄 예스러움을 더해준다.
-찾아가는 길 : 대구시내→팔공산순환도로→한티재→삼존석굴→부계면 남산리→대율리
-주변 가볼만한 곳 : 삼존석굴(제2석굴암), 팔공산도립공원, 동화사
-문의 : 군위군 새마을과 (054)380-6062
- 성주 한개마을 -
한개마을은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를 역임한 이우가 처음 입향해 개척했다. 현재는 이정현의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는 성산 이씨 집성촌으로, 66호가 남아 있다.
마을은 북쪽 영취산(335m)을 주산으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청룡등과 서남쪽으로 뻗어 내린 백호등 중 앙 구릉지에 포근하게 들어섰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은 ‘북비고택’을 비롯해 총 9동. 대부분 원 형이 잘 보존돼 돌담길과 더불어 둘러보기에 좋다.
이곳 담장은 대부분은 토석담이다. 크게 외곽담과 내곽담으로 나뉘는데, 그 규모와 동선이 남부지역의 특색에 맞게 전통가옥과 잘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한동안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담장은 아래위 색깔이 다른 것이 많다. 아래쪽은 지난 세월을 증거하듯 이끼가 가득하고, 그 위쪽은 새 로 얹은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의 돌담은 마을 공간을 그물처럼 나눠주고, 이어준다. 무엇보다 담을 맞대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 의 모습에서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따사로운 햇볕과 푸른 신록이 어우러진 돌담길은 걷는 동안 시간을 초월해 조선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왜관IC→33번 국도 성주군→월항면→한개마을
-주변 가볼만한 곳 : 세종대왕자태실, 독용산성, 회연서원, 가야산국립공원
-문의 : 성주군 새마을과 (054)930-6063
- 대구 옻골마을 -
태동공 최계의 아들 대암 최동집이 광해군 8년(1616년)에 이곳에 터를 잡은 이래 400여년간 경주 최씨 집성촌이 됐다. 현재 경주 최씨 20가구 이 외에 타 성을 가진 10가구가 거주하는 마을에는 67명이 산 다. 마을 뒤 주산인 능천산(357m)이 병풍처럼 둘러싼 옻골마을은 마을 남쪽에 옻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 름. 마을 초입 느티나무를 지나면 360년 된 회화나무가 마을 입구에 버티고 서있다. 그 오른편이 정려 각. 돌담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옻골은 상징적으로 숲안과 숲밖의 두 공간으로 분할된다. 숲안은 동계와 서계의 합류지점 밖에 조성된 숲을 경계로 그 안을 말한다.
마을의 가옥은 대부분 전통한옥이다. 대도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시골냄새를 물씬 풍길 정도로 예스러움 을 잘 간직하고 있어 전통마을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둔산동 경주최씨 종가와 보본당 사당은 꼭 들러봄 직하다.
종가로 이르는 안길은 정려각을 지나 두 번 직각으로 꺾인 후 두 번 더 방향을 튼다. 때문에 안길에서 는 대문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곳의 모든 가옥이 다 그렇다.
담장은 대부분 돌과 흙이 섞인 토석담이다. 전통가옥들과 어울려 자연스런 동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돌 담길은 전형적인 반촌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열십자형으로 만나는 길은 찾아볼 수 없고, 모두 ‘T’자형 으로 조성된 것이 눈길을 끈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동대구IC→대구공항→방촌역 지나 우회전→옻골마을
-주변관광지 : 팔공산도립공원
-문의 : 대구시 문화예술과 (053)803-3758
〈경북|글·사진 윤대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