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학과/학년 :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3학년 역사와 문화 - 투어를 통해 배운다.
우리는 역사에 민감하다. 하지만 과연 정확한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도 그에 상응할까? 오늘날의 국사는 단순히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국사 가 수학능력시험의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바뀐 후의 반응은 더 차가워졌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에 비해 월등히 문화 유적이 많거나 장대하지는 않다. 하지만 서울만 하더라도 과거 조선왕조가 남긴 유 적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 여행객이 길을 가던 당신에게 경복궁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설명해 줄 것인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 하고 있지만 선뜻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외국 관광객이 보인 한국에 대한 관심은 실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 현재 외국인을 위한 관광투어 상품은 많지만 대부분이 유적지의 설명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문성 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까웠던 역사학자 백종률 교수는 좀더 한국을 알릴 수 있 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단순 관광이 아닌 진정으로 한국을 알고 싶어 찾아온 외국인에게 전문적 지식을 투어에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로 상품화 했다. 그것이 바로 ‘클리오 투어스(Clio Tours)'의 시작이었다. 백종률 교수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클리오 투어스’라고 이름 짓게 된 이유가 있나?
→ ‘Cli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뮤즈 가운데 하나로 역사를 주관하는 역할을 맡았죠. 저희 투어가 역사와 문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클리오 투어스’의 현재까지의 내용을 듣고 싶다.
→ 외국인 대상으로 2004년 6월에 처음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금 년 6월부터는 내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적답사를 실시하고 있고, 올해 겨울부터는 외국에서 생활하 다가 한국에 들어오는 학생들도 투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온 외국인에게 보다 전문적 지식을 알려주고자 했기 때문에 지적인 호기심과 알고 자 하는 욕구가 있는 사람들을 저희 투어의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지식 전달을 위해 한번 투어 할 때의 인원은 8~12명의 소그룹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주요 학진사이트에서 일정을 확인한 후 저 희 쪽에서 우리의 투어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저희 투어를 경험해 보신 분의 입소 문을 타서 병원이나 기업체를 방문한 외국손님에게 의미 있는 투어를 제공하고 싶다고 투어 의뢰가 들어 오기도 합니다. 주로 궁궐과 박물관을 중심으로 투어를 하는데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박물관투어가 많 고, 봄/가을에는 계절의 정취도 느껴가면서 오붓하게 궁궐투어를 합니다. 보통의 투어는 상업적 이득을 위한 곳도 코스에 속해 있지만 ‘클리오 투어스’는 역사/문화와 관련 없는 행사는 제외시킨다는 원칙 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어 가이드의 몫이 클 것 같은데?
→ 투어를 돕는 안내자로는 ‘관광통역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이드와 대학의 특례입학생, 이렇 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역사지식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어학능력에 있어서 한계가 있고, 후 자는 역사적 지식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언어장벽이 없다는 점이 있어요. 특히 이들은 외국에서 생활했 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했을 때, 문화적 장벽에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죠. 이렇게 팀을 구성해서 투어를 이끌게 됩니다. 투어를 할 때에는 제가 직접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투어 가이드들의 선행준비는 필수입 니다. 투어 일정이 잡히면 먼저 자료화한 문서를 사전에 주고 그 내용을 숙지한 후에 함께 현장을 미리 둘러봅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설명을 해보도록 하죠. 그런 과정을 거친 후 실전에 임합니다. 가이드 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고정직이 아닌 투어 일정이 잡히면 상시 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투어 자료는 어떻게 제작하나?
→ 사학과 전공생과 함께 작업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시중에 역사 관련 서적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 복궁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면 약 500권 정도가 있을 정도니까요. 이만큼 자료들이 풍부하고 게다가 책마 다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선별할지, 민감한 부분을 여과하는 작업이 필요합니 다. 풍성한 이야기 거리를 추가했다는 것이 컨텐츠의 차별화를 기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유적지 에 대한 설명만 하지만 저희는 관련된 이야기까지 들려줍니다. 그 이유는 외국인의 관심과 우리의 관심 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볼거리에 중심을 두는 반면에 외국인들은 관련된 이야기에 중심을 둡니 다. 실제로 인천공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중 대다수의 외국인들이 한국을 설명해주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해요. 중국인 학자들이 한번은 저희 투어에 참여하셨을 때 경복궁을 갔는데 투어를 마치고 투 어가 참 좋았다고 말해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중국 자금성의 규모에 비해 경복궁의 크기가 작 다고 먼저 주눅 들어 대충 설명을 하는데, 외국인은 크기가 크고 작음을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국 고유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거죠. 그 차이점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투어를 하는 그룹은 각자의 성격이 뚜렷한데요. 예를 들어 언론학회에 속한 분들의 투어를 맡을 때는 우리역사의 언론제도와 관련하여 투어 일정을 잡고, 여성학회일 경우에는 여성사 관련 투어를 계획 합니다. 주로 학자대상으로 투어를 실시하기에 고객의 직업에 따라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람을 느꼈을 때는?
→ 한번 인연이 닿았던 곳과는 그 이후에도 꾸준히 투어문의가 들어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국 인 교수분들과 함께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광화문거리~경복궁’ 코스였습니다.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 심이 대단한 사람들이었는데 투어를 마치고 호응이 굉장했어요. 중국과 한국은 비슷한 문화양식을 가졌 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 우리 투어에서 자신들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와의 극명한 차이를 느꼈다고 말해주더군요. 또 한번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일본인 투어 때의 일입니다. 보통 일본인에게는 서대문형무소는 역사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 투어 상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쪽에서 꼭 가보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 준비를 해서 투어를 했는데 한국인으로서 일본인에게 왜곡되지 않은 역사의 현장을 보여줬 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클리오 투어스’에서 각각 5번과 2번의 투어 가이드의 경험이 있는 한양대학교 법학과 02학번 정진영 학생과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01학번 김응석 학생을 만나보았다.
△투어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 : 12명의 손님의 데리고 투어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을 리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했었어요. 그 중 50대 초반의 손님 한 분이 자기는 키가 작아서 길을 잃으면 찾 기 힘들꺼라면서 투어 내내 제 옆에 꼭 붙어 다니셨어요. 처음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그 분이 그 렇게 협조해주시니까 다른 분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시더라구요. 그 분 덕에 투어를 훨씬 수월하게 했으 니 참 고마우신 분이죠. 일을 하면서 난감했던 적은 청계천 오픈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습니다. 투어를 하면서 기본 일정이 있지 만, 손님의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기도 하거든요. 청계천에서 인사동으로 코스이동을 할 때 원래 는 차로 이동하기로 되어 있어서 도보로 가는 길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는데 바로 인사동으로 걸어가 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얼떨결에 알았다고는 했지만 길눈이 어두워서 결국 반대방향으로 가게 되었죠. 다행히 다시 길을 찾았지만 진땀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김 : 점심으로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두를 먹으면서 삼국지에 나오는 만두에 관련 된 에피소드를 들려줬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클리오 투어스가 역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다루는 상품이라 일을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얻는 것이 많 을 것 같은데? 김 : 네, 이 일을 통해서 역사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혹여 많이 알더라도 제 또래의 학생들 중에 우리나라의 박물관의 규모나 역사에 대한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 은 드물잖아요. 똑바로 알아야지만 남에게 정확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됩 니다. 외국인과 나와의 시선차이에서 오는 궁금증의 차이를 통해서 더 많이 배우기도 해요. 한번은 한국 의 종교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한국은 종교가 다양하지만 마찰이 없는지에 대해서요. 덕분 에 한국 사람이기에 너무 자연스러워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 : 응석씨 말대로 궁궐과 박물관을 설명하려면 역사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물론 도움이 되요. 지식도 중요하지만 투어의 포인트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역사적인 사실들을 일일이 설명하 면 지루해하기 때문에 좀더 재밌고 친근감 있게 설명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관광객과 의 교감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투어 가이드 일이 지식도 전달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을 인솔해야 하 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면에서 골고루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어 가이드의 대부분이 대학생이라는 점이 신선했고, 우리나라를 바르고 재밌게 알려주는 데에 대한 자 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멋져보였다. 관광투어의 블루오션을 공략한 ‘클리오 투어스’가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클리오 투어스 홈페이지 : www.cliotour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