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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만의 바다’를 가지고 계세요? 장마의 꼬리를 잡고 복더위가 오고 있는데 아직도 머리를 싸매 고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라고요? 머릿속 신경세포도 약 먹은 벌레처럼 힘을 잃어 멍하고, 활시위처 럼 팽팽했던 힘줄마저 축 늘어져 내 몸도 짐 같은 여름인데, 이럴 땐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만의 바 다’로 달려가 심신을 누여야죠.
셀 수 없이 많은 해수욕장이 문을 여는 휴가 1번지 동해안. 올 휴가철엔 여기에다 한 번 ‘나만의 바 다’를 만들어 보자고요. 먼저 자기만의 바다를 가진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풍경사진작가 송면호의 삼척 부남
송면호 작가는 20년 전부터 삼척 부남을 들락거렸답니다. 지금도 1년에 두어 번은 찾는다네요. 남애항, 추암, 감포 등 동해안 명소를 다 훑은 그가 부남을 첫 손에 꼽은 이유는?
“그런데가 없어. 바위로 둘러싸여 있는 해변의 모습이 평화롭고 예쁘잖아요. 뭘 더 바라요…”
아늑한 해변 모습을 20년 넘게 앵글에 담아왔습니다. 1990년대말 그의 소개로 삼척 부남을 처음 만났을 때가 지금도 또렷합니다. 마을로 들어서 논고랑, 밭고랑을 다 지나야 만날 수 있는 해수욕장. 길을 두 어 번 잃어 확 돌아가버리고 싶었지만 한 번 눈도장을 찍고 나니 불쑥불쑥 생각이 든답니다. 지금도 부 남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남은 7월15일부터 8월 중순까지 1년에 딱 한차례만 개방되는 군사지역 이기 때문인가봅니다. 해변의 길이는 고작 200m에 불과하지만 풍경은 ‘사진쟁이’들이 보증하는 곳이 랍니다.
▲투어닷컴 김순근의 고성 명파
투어닷컴 김순근 이사는 스포츠지 여행전문기자 출신. 혹시 동해에서 좋아하는 곳이 있느냐고 했더니 머 뭇거리지도 않고 ‘명파’라고 했습니다. 고성 명파는 강원도 최북단 해수욕장이라 동해안 다른 해변에 비해 호젓하기 때문이라죠. 지난 주말 명파를 찾았을 때 마을 주민이 나와 한창 개장 준비를 하고 있었 습니다. 올 여름 개장 예정일은 15일. 역시 군사지역으로 한여름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답니다. 밝은 파도 란 뜻의 명파(明波)란 이름엔 ‘물 맑음’이란 보증표가 붙어있는 것 같습니다. 명파는 화진포처럼 민물 과 바다와 연결돼 있죠. 토박이들은 물고기도 많다고 귀띔합니다.
“금강산 육로 관광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사람이 줄었어. 다들 버스 타고 금강산으로 가버리잖아. 옛날 검문소에서 민간인 출입을 막았을 때는 어떻게든 들어오려고 한 곳인데…”
평안도 실향민으로 명파에 정착한 노인회장 이용한옹(79)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오염이 되지 않은 곳이라 며 10여분이나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다이버 윤상필의 고성 공현진과 교암
다이버들은 바다를 속속들이 꿰고 있습니다. 다이버 숍을 운영한 지 20여년이 된 ‘산호수중’ 윤상필 대표. 수중세계말고 해변의 풍광도 좋은 곳 하나만 대라고 채근했더니, 글쎄 고성 앞바다를 손으로 세 고 있습니다. 교암·문암, 공현진, 백도…. 금강산과 산뿌리가 바다 밑으로 닿아있는지 고성 앞바다엔 크고 작은 돌섬들이 제법 보여 아름다운 해변이 많답니다. 공현진에도 해변 귀퉁이에 기암이 솟아있습니 다. 천학정에서 보면 교암의 기암 모습도 장관이죠. 교암과 문암 사이의 해수욕장은 제주도의 협재보다 는 못하지만 맑은 날은 연한 옥빛을 띤답니다. 문암 북쪽에 있는 백도는 한적한 편. 바다 끝머리에 행운 을 가져다준다는 문인석이 서있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혹시 맘에 드는 바다가 있나요? 그렇다면 자, 이제 나만의 바다를 즐겨찾기에 클릭!. 축하합니다. 이제 당신의 바다가 생겼습니다.
▲여행길잡이
▶교통
7번국도를 타고 끝까지 달리면 최북단 명파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교암·문암, 공현진 바다도 7번국 도변에 이정표가 돼 있어 어렵지 않다. 다이빙명소 교암에서는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단기잠수학교 (02-478-2663)도 열린다. 서울~교암 왕복교통비 포함 25만원.
삼척 부남은 찾아가기는 조금 어렵다. 7번국도 근덕휴게소를 지나자마자 이정표를 따라 고가 아래로 빠 진다. 부남교 지나 우회전. 논밭 사이로 난 외길을 따라 1.5㎞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부남2리가 나온 다. 마을 어귀를 지나 논밭길을 따라가면 부남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마을길이 헷갈려서 현지에서 물어보 는 것이 좋다.
한국관광공사의 강원도 관광지 안내정보는 (지역번호 033+1330). 국립공원관리공단(www.npa.or.kr) 등에 서 강원도 다른 여행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기예보는 지역번호+131, 고속도로상황 1588-2505
▶먹거리
동해안에도 싸고 맛있는 집들이 많다. 교암의 녹원식당(631-6318·사진)은 생선찜이 별미. 문짝에는 ‘군장병 우대’라고 쓰여 있어 웃음이 터져나왔다. 갈치, 이면수, 가자미, 명태 등 그때그때 나오는 생 선으로 생선찜을 내놓는다. 푸짐하다. 2만, 2만5천, 3만원짜리 3가지. 어린아이 2명과 어른 두명은 2만 원짜리도 푸짐하다.
고성군 봉포리의 ‘봉돼지나들이’(638-5930)는 오삼불고기가 푸짐하다. 6,000원. 속초권에 머문다면 송도횟집(633-4727)의 가자미물회 또는 회덮밥도 맛볼 만하다. TV, 신문 취재를 사양하는 집. 그래도 서 울서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각 1만원.
〈고성·삼척|글 최병준·사진 김영민기자 bj@kyunghyang.com/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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