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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임병식기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중략-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 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통영에서 태어난 청마 유치환은 아마도 바다가 환히 내다뵈는 창 넓은 우체국 창문에 앉아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썼으리라 생각해 본다. 또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했다는 절창은 통영의 드넓은 바다와 바닷바람에서 배태되었을 것이라고 가늠한다.
경상남도 통영은 생각보다 먼 곳에 있지 않다. 그러나 호남과 영남이라는 불편한 인식 때문에 생겨난 정 서적 거리가 그동안 의식속에 자리했나보다. 통영은 초행길이었다. 인터넷과 여행정보지를 뒤진 끝에 내 린 결론은 ‘통영은 볼거리가 참 많다’였다. 그래서 1박2일 일정이 빠듯하리란 생각이 들었고, 떠나기 수일 전부터 여행지 정보 수집으로 마음이 바빴다. 토요일 오전 8시, 드디어 출발이다. 두 아이는 현장 체험학습을 이유로 토요일 학교에 빠졌다.
진안에서 장수로 빠져 장수 IC에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1시간여를 달려 사천IC를 빠져 나 왔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의 최종 종착지는 통영이지만 올 연말 개통 예정이어서 사천IC에서 빠져 고 성-통영간 국도 33번 도로를 타야 한다. 통영을 일러 흔히 ‘동양의 나폴리’라고 한다. 그 만큼 풍광 이 빼어나다는 뜻이다.
1박2일의 짧은 여정을 통해 얻은 감상은 통영은 나폴리와는 다른 또다른 느낌의 아름다운 고장이다. 동 양의 나폴리라는 수사가 부끄럽지 않은 통영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빚어낸 걸작이었다. 사람들의 성정 도 선입견과 달리 순박했다.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특이한 점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오히려 살갑다는 점이다.
전남 땅끝 마을과 함께 최남단에 위치한 통영은 그래서 수많은 예술가와 문인을 배출했다. 젊은날 연애 의 감상으로 가슴을 들뜨게 했던 앞의 시 ‘행복’을 비롯해 주옥같은 시를 남긴 시인 유치환과 세계적 인 음악가 윤이상의 고향이 바로 통영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재삼 시인도 통영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 알았다.
통영 여행의 백미는 산양일주도로에 있다. 변산반도 일주도로와 달리 산양일주도로는 산봉오리를 하나하 나를 감싼채 돌아야 한다. 봄볕이 좋은 요즘 산자락을 감았다 풀었다하며 일주하는 드라이브는 꿈꾸게 한다. 도로를 따라 다도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통영 여행의 비용은 절반가량 건진 셈이다. 산양일주 도로 중간에 위치한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는 일품이다. 탁트인 바다 풍경속에 점점히 박힌 섬들 은 보석처럼 아름답다.
달아공원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산과학관은 국내 최대의 수산 및 해양관련 전시물로 구성 돼 아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수산과학관은 단순한 전시에서 벗어나 멍게, 해삼, 광어, 소라 등 각종 수 산물을 아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다.
평소 장난끼가 많은 우리 아이들은 앞섶이 흠뻑 젖는 것도 잊은채 고기를 잡느라 정신이 팔렸다. 바다 를 주제로한 영상물과 기관실, 조타실에서 직접 키는 잡는 것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코너가 많 다.
다음날은 서호시장에 들렀다. 어시장은 갓잡아 올린 생선마냥 펄펄뛰는 활기로 넘쳤다. 어민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고르면 현지에서 회를 떠줘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통영은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지도 많다. 그 가운데 충무공을 추모하는 충렬사와 병기를 씻고 관리하던 세병관, 제승당을 둘러 볼 만하다. 여유가 있다면 외도와 거제도를 다녀올 만하다. 6.25전쟁 당시 포로 수용소가 위치했던 거제도는 하루 일정을 꼬박 들여야 할만큼 볼거리가 많다. 또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매물도와 몽돌을 볼 수 있는 해금강도 빼놓을 수 없다.
▲가는길전주에서 진안 방향으로 가다가 장수 IC에서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진입해 사천IC에서 빠진다. 사천공항 방향으로 직진하다 육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고성-통영간 국도 33호선을 탈 수 있다. 고성 공룡 박물관과 우주항공박물관에 가려면 도중에 공룡박물관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빠지면된다. 삼천포 가기 전에 있다.
▲먹거리바닷가에 위치한 까닭에 통영은 갖가지 해산물과 어패류가 입맛을 돋운다. 특히 자연산 생굴을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마침 쭈꾸미철이라 쭈꾸미도 한철이다. 서호시장과 중앙시장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회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봉화사 가는 산 중턱에는 아구찜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많다. 이 가운데 ‘봉수골’은 자리가 없을 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맛은 글쎄... 색다른 맛의 김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무 김밥을 권한다. 맨밥을 김에 말아 오징어 볶음과 무우 채를 곁들여 먹는 충무 김밥은 색다르지만 입맛이 맞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니 메뉴를 선정 하기에 앞서 신중해야 한다.
▲여행 팁초행자라면 시티투어 프로그램인 ‘토영마실’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여행가는 날(대표 박창 호)이 운영하는 토영마실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우수 여행프로그램 공모전에 선정된바 있다. 시티투어 코스는 마리나리조트-제승당-구름다리-폰데굴-남망산공원(이상 오전)-세병관-수산과학관-전통 공예관 등이다. 요금은 어른 4만2,000원, 어린이 3만5,000원이며 여기에는 유람선 관광, 점심식사, 입장 료, 주차료, 교통비가 포함되며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한다. 소요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 지. 문의는 055)648-8588
임병식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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