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소우주로 불리는 우포늪의 백로, 자라풀, 가시연꽃.
(고뉴스=차희연 기자)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위험한 함정, 혹은 왠지 음습하고 불길한 땅으로 인 식돼왔던 늪. 그러나 광활한 수면을 뒤덮은 물풀들로 초록 카펫이 깔린 듯한 우포늪은 그런 부정적 이미 지를 벗어 던진 지 오래다.
오히려 더할 나위 없는 자연환경 학습장으로서 나날이 가치가 치솟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겐 풀과 꽃, 새, 벌레 등 우포늪의 모든 것이 신기함과 호기심의 대상. 또한 우포늪은 장마철을 제외하곤 아무리 깊 어도 사람의 온몸이 잠기는 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두터운 부식층 덕택에 개펄처럼 발이 푹푹 빠지 지도 않는다.
찜통더위가 가라앉은 초가을의 문턱, 초록 숨결을 내뿜고 있는 우포늪을 찾아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만 나보면 어떨까.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늪지.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일대에 걸쳐 있는 이곳은 흔히 '생 태계의 보고' 혹은 '생태계의 소우주'로 불린다.
수조류 어패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약동하는 것은 먹이와 산소가 풍부한 탓. 우포늪은 크 게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습지로 나뉘는데 우포란 이름은 늪의 모습이 소의 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7.5㎞ 둘레에 전체 면적은 70여만 평에 달하는 이곳에 늪지가 처음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억 4,000만년 전. 중생기 백악기 당시 해수면(海水面)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내려앉자 이 일대 곳곳에 늪지와 거대한 자연 호수가 생겨나 공룡들의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실제로 현재 우포늪 인근의 유어면 세진리에는 그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화석이 남아있다. 지 질학자들은 이후 화산 활동과 육지의 침식 등을 거치면서 퇴적물이 쌓이고 호수 주변부에 수초가 무성하 게 나면서 점차 늪으로 변모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구리밥, 자라풀, 생이가래, 내버들, 애기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연꽃 등 우 포늪엔 다양한 물풀과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룬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해도 430여종, 이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이 식물들은 그 자체로도 귀한 생명체이지만, 늪의 수질을 정화해준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 기도 하다. 우포늪의 물빛이 의외로 맑고 깨끗한 것은 순전히 이 식물들의 공이다.
특히 장재마을 앞과 토평 쪽의 자운영 군락, 대대둑과 목포제방의 억새·갈대 군락, 사지포의 내버들 및 물옥잠 군락, 장재마을 앞의 왕버들 군락 등이 유명한데, 지금은 왕버들 및 내버들 군락, 물옥잠 군 락이 볼 만하다.
잎의 길이만 2∼3m인 가시연은 손꼽히는 명물. 1989년 환경부가 멸종위기 보호식물로 지정한 가시연은 가시방석처럼 생긴 연잎에 털이 달린 꽃대와 붉은 연꽃이 독특하다. 또 어리연, 개연, 물양귀비, 왜개 연 등도 만날 수 있다.
물 속에는 조개 안에 알을 낳는 각시붕어를 비롯한 참붕어와 붕어, 송사리 등 42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 고, '살아있는 곤충박물관'이란 명성답게 물 안팎으로 수백종의 곤충이 서식한다. 장구애비, 애소금쟁 이, 물무당, 송장헤엄치개, 물자라, 물방개, 물땡땡이 등 일일이 헤아리기가 숨가쁠 정도다.
이맘때 가장 흔히 눈에 띄는 것은 잠자리떼. 드문드문 초록빛 수면 위로 백로와 왜가리가 하얀 빛깔을 뽐내며 우아한 자태를 선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우포늪에는 고니와 해오라기, 도요새, 쇠물닭, 노랑때 까치, 덤불해오라기, 쇠백로, 원앙, 수리부엉이 등 무려 145종의 새들이 발견됐다.
논우렁이를 캐는 아낙네나 장대나뭇배를 타고 원시적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도 우포늪에서는 자연의 일 부. 정부로부터 어로 작업권을 얻은 이들은 늪 주변에서 살면서 개발 억제로 피해를 입은 몇몇 주민들 뿐, 늪 보존을 위해 일반인은 낚시를 할 수 없다.
우포늪에서 어둠을 밝히는 반딧불이의 '불꽃놀이쇼'를 구경하려면 하룻밤을 묵는 게 좋다. 하지만 우포 늪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창녕읍내에서 숙박을 하거나 부곡온천지대 숙박시설을 이용 하여야 한다.
가는 곳 :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구마)고속도로∼창녕IC∼창녕읍 반대방향 20번 국도∼우포늪. 우포 늪 생태학습원 055-532-7856misstea@g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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