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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피서 어디로 갈까? 뜨거운 태양, 매연으로 뒤덮인 도시,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모처럼 얻은 휴 가. 복잡한 곳에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는데…. 민족의 영산 지리산으로 눈을 돌려보자. 이 번에는 자연해설가랑 함께 가보자.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은 푸르게 우거진 숲, 맑고 깨끗한 물, 듣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폭 포소리를 보유하고 있다. 눈을 지긋이 감고 바위에 앉아 있으면 내가 바로 신선이고, 그곳이 바로 낙원 이다.
지리산은 저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자연생태계 또한 그대로 잘 보전돼 있어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하는 야생 동·식물이 많다.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자연체험 학습장인 셈이다.
남도로 EQ여행, 이번에는 지리산 노고단의 생태체험에 나선다. 자연해설가의 자상한 안내를 받으며 소 박하고 정겨운 우리 야생식물의 생태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다.
노고단 생태체험은 8월9일(토)과 24일(일) 두 차례 가능하다. 오전 8시 광주에서 출발해 구례 야생화 전시관-운조루-우리밀 팥국수 만들기 체험(점심)-매천사-천은사-노고단 생태탐험 코스로 짜여져 있다.
구례 야생화전시관은 지리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지리산의 아름다운 생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 은 곳. 제1전시실에서는 지리산 야생화와 잠자리 표본 및 사진을, 제2전시실에선 야생화 압화작품과 야 생화를 이용한 생활소품, 장식품을 볼 수 있다.
압화(押花)라 하면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나 학교 다닐 적 꽃잎이나 낙엽을 책 속에 넣어 말려두었다 가 편지를 쓰거나 앨범에 고이 간직한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을 터. 이것이 예술의 한 분야로 정착한 것이 바로 ‘압화’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안에 있는 야생화 학습원·전시포와 잠자리 생태원, 육묘장과 온실, 전통작물 학습 원 등도 볼거리. 이곳은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우수문화관광지로 선정할 만큼 짜임새나 규모 면 에 있어서 알차다.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운조루(雲鳥樓)는 호남지방의 대표적인 양반가옥. 조선후기 건축양식을 충실하 게 따른 고택으로 선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200여 년이 흐르면서 지금은 많이 낡고 60여 칸 만 전해지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돼 있다.
이날의 점심 식단은 참가자들이 손수 꾸민다. 구례에서 난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로 직접 팥국수를 만들 어 보고 그것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밀가루를 직접 반죽하고 채 썰어보 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부제나 표백제를 전혀 쓰지 않은 우리밀을 보며 신토불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번에는 우리 역사 속 인물을 만나볼 차례. 한말 대학자요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 선생을 모시고 있는 매 천사를 찾아간다. 구례군 광의면에 있는 매천사는 현재 사랑채만 남아 있다.
황현 선생은 1910년 한일합방으로 나라를 잃자 지식인으로서의 절의를 지키기 위해 절명시 4편을 남기 고 음독한 역사속 전라도 인물. 그는 이 시에서 망한 나라를 되살릴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하면서 이렇게 라도 죽는 것이 백성으로서 할 일이라고 읊었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길에 잠깐 들르는 천은사는 지리산일주도로 입구에 있다. 수홍루와 어우러진 계곡이 며 짙푸른 호수가 사찰 특유의 은은한 정취를 자아낸다. 일주문 현판에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가 석자씩 세로 두 줄로 씌어 있는데 그 글씨가 구불구불 흐르는 물줄기 같기도 하고 지리산 속에 부는 바 람 같아서 눈길을 끈다.
이젠 체험여행의 클라이맥스를 찾아갈 차례.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는 거친 숨을 내쉬며 굽이굽이 일주 도로를 타고 성삼재까지 오른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걸어서 가야 한다. 아이들도 지친 기색 없 이 거뜬히 오를 수 있는 거리.
노고단 통제소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나무계단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정상까지 1㎞정도 이어진 이 나 무계단은 보기에도 좋지만 관람객들이 야생화를 밟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한여름 나무계단 위에서 바라보는 노고단은 야생화 천국이다. 노고단에는 원추리를 비롯해 갈퀴나물, 구절초, 노루오줌, 눈괴불주머니, 닭의장풀, 패랭이꽃, 하늘말나리 등 120여종의 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야호!
그러나 정상에 올랐다고 소리치지 말자. 풀이랑 나무랑 꽃들이 시끄러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노 고단은 한때 등산객들의 등쌀에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들 정도로 황폐해졌다. 지난 10여년 동안 많은 노 력으로 가까스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완전히 복원되려면 100년 정도 더 걸린다고.
그래서 노고단은 자연해설가를 동반한 탐방만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자연해설가들이 탐방객들에 게 자연사랑의 마음을 더욱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너그럽고 풋풋한 자연의 품에서 건강한 심성 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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