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에 "울긋불긋"…그윽한 가을 향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9-08 오후 1:30:00
들꽃, 고향을 품다

 1주일 가까운 이번 추석연휴는 도시인들에겐 자연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가을이 깊
어가는 들녘과 뒷동산 등 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곳은 물론 고향 주변의 명산을 찾아 화목을 다지는 가족
산행도 계획해볼 수 있다.
 요즘 우리 산야는 늦여름과 초가을 야생화가 만발, 야외로 조금만 나가면 토종미 넘치는 야생화를 만
날 수 있다. 반가운 사람들과 '고향의 꽃'을 보며 야생초 이야기를 나눠보자.
 
선운사 등 전국 사찰 '꽃무릇 천지'
구절초-쑥부쟁이 등 들국화도 활짝


'1년생 잡초' 달개비 청초한 멋자랑

요즘 전국의 사찰을 붉게 물들이는 꽃이 있다. 꽃무릇이다. 잎이 시든뒤 꽃이 피어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한다' 상사화(相思花)와 많이 혼동하는데, 꽃무릇은 꽃이 진뒤 뿌리쪽에서 잎이 나온다.
 상사화와 같은 수선화과로 석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30~50cm의 줄기 끝에 선홍색 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는데 군락지로는 전남 함평의 용천사와 영광의 불갑사, 전북 고창의 선운사가 유명하다.
 13~14일 꽃무릇 축제가 열리는 용천사는 불탑 주변과 대웅전옆 산기슭이 붉게 물들고, 불갑사도 대웅
전을 중심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선운사는 주차장 위부터 도솔암간 4㎞의 계곡길과 등산로를 따라
심어져 있는 120만송이의 꽃무릇이 이달초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 추석연휴때는 선홍빛 레드라인
(read-line)의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전북 정읍 내장사 부도탑 뒤에도 꽃무릇이 무리
지어 있다.
 산과 들, 특히 묘지 주변에 곧잘 발견되는 분홍빛의 무릇도 빼놓을 수 없다. 봄과 가을에 각 2개의
잎이 낮게 깔리고 길게 뻗은 꽃대에 벼이삭 모양의 꽃을 피우는데 맥문동 꽃과 혼동하기 쉽다.
 가을은 뭐니해도 국화의 계절. 국화과 식물로작은 국화 즉 소국(小菊)으로 통하는 구절초, 쑥부쟁
이, 벌개미취 등이 전국의 산야를 물들인다. 이들 꽃은 생김새도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냥 '들국화'로 불러도 무방하다.
 강렬한 연보라빛이 인상적인 벌개미취는 도로 조경에 애용돼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강원
도 평창의 오대산 자생식물원과 봉평 메밀꽃 단지 주변은 대규모 군락을 이뤄 장관을 이룬다.

흰색이나 연분홍빛 꽃이 수줍은듯 피는 구절초는 들국화의 대명사로, 5월 단오때 5마디이던 줄기가 음
력 9월 9일이 되면 9마디가 된다고 해 구절초(九節草)라는 이름을 얻었다. 향기까지 그윽해 가을의 정
취가 듬뿍 느껴지는 꽃이다. 부인병에 좋다는 소문에 마구 채취되는 수난을 겪었으나 최근 다시 산과
들에 많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구절초보다 꽃이 조금 작은 연보라색의 쑥부쟁이도 쉽게 볼 수 있는 정겨운 가을꽃이다. 꽃송이가 한
그루에 하나씩 달리는 구절초와 달리 줄기끝이 여러개로 나뉘면서 꽃이 여러송이 달린다.
 '노란양복의 신사'로 불리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마타리도 산이나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어른 키
높이로 훤칠하게 자란 줄기끝에 작은 노란꽃들이 피어있어 쉽게 눈에 띈다. 마타리보다 키가 작고 돌틈
에 여러 개체가 모여 피어있는 것은 돌마타리다.
 우리 주변에 흔한 1년생 잡초인 '닭의 장풀'은 닭 벼슬 모양의 독특한 꽃을 피워 다른 잡초와 차별화
한다. '달개비'로 더 알려져 있는데, 보라색과 하늘색의 꽃은 잡초에 어울리지 않게 청초하면서 고고
한 멋을 풍긴다.
 산에가면 작은 종 모양의 예쁜 꽃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초롱꽃과의 잔대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
난 8월부터 피기시작한 며느리밥풀꽃도 9월까지 생명력이 이어진다. 밥알 두개를 입에문채 시어머니에
게 맞아 죽은 며느리의 슬픈 전설이 깃든 꽃으로 마치 며느리의 입술같은 붉은빛 꽃송이 안에 밥알 같
은 무늬가 두개 있다.

<스포츠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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