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바람의 땅 쿠마모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9-01 오전 10:22:00
큐슈에 위치한 쿠마모토현은 나가사키나 미야자키보다 익숙치 않은 이름이다. 일반 관광객보다는 온천
과 골프여행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안내책자에는 쿠마모토 시
에 있는 쿠마모토성을 대표적인 볼거리로 꼽고 있다. 나고야, 오사카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성 중의 하
나로 웅장한 멋이 있는 성이라고 한다.

이번 쿠마모토 여행은 아시아나 항공이 9월 23일부터 쿠마모토공항에 새롭게 취항함에 따라 쿠마모토
현 관광청이 국내 일본여행담당자들을 초청한 것이다. 쿠마모토의 여러 관광자원을 소개하는 자리여서
빡빡한 일정 동안 쿠마모토 곳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관광청에서 주최하는 여행은 좋은 곳만 골라서 보
게 된다. 또 관광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므로 배낭여행처럼 직접체험이 부족해 생생한 정보를 줄 수 없
는 점이 아쉽지만 그 중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곳을 다섯 곳을 꼽아 보았다.

쿠마모토 제1경, 불을 품은 아소산

쿠마모토의 볼거리 중 첫 번째는 불을 품고 있는 아소산이다. 아소산은 현재 활동중인 나카다케 화구
를 포함한 다섯 개의 봉우리를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나카다케 화구까지 올라가 화구
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가스가 심한 날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우리 일행이 갔던 날도 아쉽지만 화산박물관 전망대에서 멀리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화구를 보는 것만
으로 만족해야 했다. 제대로 보지 못한 아소산을 제1경으로 꼽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화산박물관에 전시된 화산활동자료와 돌덩이, 연구시설 등을 둘러
보며 달랬다.

화산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쿠사센리라고 부르는 넓은 초원지대다. 두 개의 호수가 마주보고 있고 소와
말을 방목하고 있는 곳이다. 견마잡이가 끄는 말을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쿠마모토 제2경, 숲은 정령이 깃든 키쿠치계곡

원시림이라고 하는 키쿠치계곡은 자연휴양림으로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풍부한 물이 하얀 물보라
를 일으키며 흘러가는 계곡을 따라 30분에서 2시간 정도 트랙킹을 할 수 있는 코스들이 있다.

탁족을 즐기는 조상을 둔 탓인지 발 한번 담그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시간상 흐르는 물을 그저 바라볼 뿐
이었다. 쿠마모토 태생으로 현의 관광업무를 담당하는 키타지마씨는 키쿠치 계곡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
다. 푸른 숲과 맑은 물이 번거로운 삶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키쿠치 계곡의 절정은 가을이라고 한다. 숲이 물들기 시작하면 키쿠치계곡 주변의 도로는 그대로 단풍
터널이 된다고 한다. 과연, 계곡을 지나 아소로 가는 길 내내 숲이 우거져 가을의 눈부심을 상상할 수
있었다.

쿠마모토 제3경, 생명의 물이 솟는 시라카와 수원

단지 물이 솟아오르는 샘물을 보러 수원까지 간다는 것이 '관광'을 오는 사람들로선 아까운 시간일 것
이다. 그러나 분당 60톤의 물이 솟는다는 시라카와 수원은 '물' 자체로 감동이다.

수도꼭지가 달려 있는 약수터가 아니라 땅에서 물이 보글보글 솟아나 두 갈래로 갈라져 흘러간다. 샘터
는 수원 입장료 100엔을 내고 물병에 물을 담아가는 주민들로 북적인다. 더 아래로 내려가면 아이들이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논다.

쿠마모토 제4경, 하늘로 솟아오르는 쿠마모토성

일본의 성에서 가장 높은 곳은 텐슈카쿠라고 부르는 곳이다. 주위의 나무도 그보다 높게 자라지 않도
록 잘라낸다고 한다. 그 명성답게 쿠마모토성은 석축 위에 높게 솟아 있다. 올려다보면 하늘위로 성이
솟아오르는 것 같다.

쿠마모토성은 임진왜란 때 조선에 원정왔던 카토 키요마사가 7년에 걸쳐 지었다고 한다. 지금 있는 텐
슈카쿠는 1960년 복원한 것으로 유물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다. 석축은 사선으로 올라가다 수직으로 꺽
여 적이 쉽게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다. 그 모양이 일본도처럼 살을 베일 듯 날렵하게 보인다.

쿠마모토 제5경, 아마쿠사 돌고래 크루즈

일본의 기독교 순교성지인 아마쿠사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나가면 야생 돌고래 서식지가 나온
다. 동물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돌고래지만 갑자기 떼를 지어 나타난 돌고래에 놀라게 된다. '끽
끽'하는 소리를 내며 물 위로 솟았다 사라지면 어디쯤 있을까 물속을 들여다보게 된다. 일본 여행객들
도 연신 '스고이!'를 외친다. 비용이 비싼 점이 큰 부담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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