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놓은 청와대’ 대통령만 바쁘다
"청와대가 올 들어 조로증세를 보이고 있다. 4·27 재보선 후 증세가 더 악화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1년7개월이나 남았는데 심각하다. 청와대가 국정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일이 생기면 수습에 바쁘다. 시간이 없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파이팅할 필요가 있다." 26일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정부 핵심관계자의 진단이다.
◆불 꺼진 청와대 비서동 =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 전반이 일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일상업무 외에 새로운 일을 만들 엄두를 못낸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돕는 부서일수록 심각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얘기해보면 공통관심사는 본인들의 거취문제"라면서 "일손이 제대로 잡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며칠간 저녁식사 시간 이후 비서동을 유심히 봤는데 불이 켜진 방이 거의 없더라"고 전했다. 집권 초만 해도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CEO형 스타일 덕분에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사무실만 지키고 있던 것이 문제가 됐다. 양극단을 달리는 셈이다.
정책현안도 뒤치다꺼리에만 바쁘다. 민감한 사안엔 "청와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란 태도다. 과거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청와대 개편도 용두사미? = 7월초 여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단행될 예정인 청와대 개편 흐름도 이런 현상을 거들고 있다.
대통령실장과 수석들의 거취가 불명확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손을 못잡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당초 예상(전당대회 이후)보다 빨리 청와대를 개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책라인 관계자는 "청와대 내에서는 분당을에서 강재섭 후보를 밀었던 임 실장이 재보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공감대가 많다"면서 "쇄신하자면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지도부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믿고 따를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2011.05.27
KARP(한국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