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입자가 집주인 행세
보증금 ‘꿀꺽’, ‘전세금 먹튀’ 주의보
전세난 틈타 이중계약 등 기승
국토부 사기 유형 예방법 제시
중개업자ㆍ소유주 신분 확인을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뇨?!”
서대문구 K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해 온 직장인 진모(27)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사를 앞두고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입주 당시 계약을 맺었던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어렵사리 집주인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했지만 ‘그동안 월세로 살았던 것 아니냐’는 기막힌 소리를 들었다.
최근 2년간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의 시가총액이 40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유례없는 전세대란이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자에 의한 이중계약, 신분증 위조 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세거래 수요가 급증하는 틈을 타 세를 놓는 임대인과 세를 구하는 임차인을 교란해가며 전세금을 가로챈 뒤 사라지는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세 사기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 건물 관리인의 이중계약이다.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의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 계약을 위임받은 중개업자나 건물 관리인이 집주인에게는 월세 계약을 했다고 속이고 실제 임차인과는 전세계약을 한 뒤 전세 보증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특히 주택가 원룸촌을 중심으로 임대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무자격자가 중개업 자격증을 빌려 유령 회사를 차리고 월세로 여러 채의 주택을 빌린 뒤 집주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여러 전세 구입자와 중복 계약을 체결해 전세 보증금을 ‘꿀꺽’하는 수법도 나오고 있다. 월세 계약을 하고 세든 사기꾼이 주택 소유자의 신분증을 위조해 집 주인 행세를 하면서 다른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한 뒤 보증금을 갖고 튀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홈페이지(www.mltm.go.kr)를 통해 사기 피해 예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임차인의 경우 거래 상대방의 신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해당 시, 군, 구청 중개 업무 담당부서에 문의하면 중개업 등록번호, 공인 중개사 자격증, 중개업자의 성명 등을 알수 있다. 또 임차 건물 소유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거래 상대방에게 지급할 필요가 있다. 건물 소유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대리인과 계약을 체결할 때는 소유자에게 실제 위임 여부나 계약 조건 등을 직접 물어보고 위임장이 위ㆍ변조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임대인의 경우 이런 사기사건에서 상당한 책임을 지게 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판례에 따르면 관리인이 집주인에게는 월세 계약을 했다고 하고, 임차인에게는 전세 계약을 한 뒤 보증금을 가로챈 경우 임대인의 책임을 60% 이상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전ㆍ월세 계약에 대한 모든 권한과 보증금 및 월세 징수를 맡긴다는 식의 포괄적인 위임은 자제해야 한다
[출처 : 데일리 포커스 이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