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금리구조와 서민금융 정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11-16 오후 4:59:35
 

       불합리한 금리구조와 서민 금융 정책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1천조 원을 넘어섰다. 국민 한 사람당 평균 5,200여만원씩의 빚을 일단 깔고 있는 상황이다. 월급만 제 자리, 물가는 오르고 예금이자는 마이너스 상태. 대출 금리마저 폭등하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가계를 대상으로 한 은행권 대출금리가 수신금리 상승폭의 두 배 넘게 치솟았다.


기업이나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 들어 9개월 간 기업 대출금리의 오름폭은 0.27%포인트(6.02%→6.29%)에 불과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3년 만기)와 금융채, 회사채 금리는 올해 9월까지 각각 0.20%포인트, 0.14%포인트, 0.07%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금리 안정기에 유독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만 커지는 것은 불합리한 가계대출 금리 구조 탓이 크다.


가계대출의 60% 가량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추이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데, 특히 신용대출은 대부분이 이 CD 연동형이다.


문제는 CD 거래 자체가 거의 없어져 시장금리가 CD 금리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 데다, 은행 수신 중 CD가 차지하는 비중이 3% 안팎에 불과해 CD 금리가 수신금리를 대표할 수 없는데도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이를 연동시킨다는 점이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금리는 수신금리를 반영해 결정돼야 하는데 신용대출 금리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CD와 기계적으로 연동이 되면서 나오는 구조적인 부분" 이라며 "코픽스처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금리지표를 적용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도 항상 가계 대출자들에게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들어 CD 금리는 보합세였던 다른 시장금리와 달리 0.78%포인트(2.80%→3.58%)나 급등했고, 이를 따라 움직이는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5.81%에서 7.06%로 더 크게(+1.25%) 상승했다.


은행권이 CD 금리로 시장과 무관한 고금리 기반을 만들고 여기에 가중금리로 마진 폭을 더 늘린 셈이다.


가계대출 금리의 유난한 상승에는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이 한 몫 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을 사실상 용인하고, 초기 대출금리 수준이 높은 고정금리부 대출 전환을 유도한 것 등도 대출 금리를 견인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말 가계대출 연착륙을 위해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확대' 등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9월을 전후해 가계 대출 증가 가이드 라인도 0.6%로 정해서 사실상 은행의 대출을 통제했다.


이런 과정에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억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출 금리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당한 투자처가 없는 돈은 은행으로 들어오는데 정부는 대출은 규제하라고 지시하고 나선 상황" 이라며 "은행 입장에서 정부 눈치 보면서 돈을 빌리러 오는 고객들에게 '이제 정부가 정한 대출한도가 다 찼으니까 못 빌려 준다' 라고만 할 수는 없는 처지니 대신 대출 금리를 올려 대출 규제를 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서민 금융 활성화의 대안으로 꺼내든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대출 등도 금융권이 찬밥 취급하면서 헛바퀴만 돌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25억원에 달하던 새마을금고 신협 등 2금융권의 햇살론 전체 대출액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하루 평균 21억원 안팎으로 대폭 줄었다.


이들 기관이 햇살론을 꺼리는 이유는 6%대에 달하는 높은 연체율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새희망홀씨 역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새희망홀씨 대출의 올 9월 말 현재 집계액은 약 1조원이다.


각 은행들은 대출 대상을 1~4 등급, 5~6 등급, 7등급 등 세부분으로 나누는데, 대출자 비율은 1~4등급은 16%, 5~6등급은 37%, 7등급 이하는 37%였다.


일반 은행 대출이 가능한 신용등급 1~6등급에게 53%나 대출이 나가는 등 도입 취지와는 다소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서병호 금융연구원 박사는"해당 대출이 오랜 시간 고민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서 문제점이 많다"면서 "정부에서 그냥 하라고 해서 하는건데, 금융권에서는 위험이 많으니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좀 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책은행이 아닌 일반은행에 무조건 정부가 연체율이 걱정되는 서민 대출을 늘리라고만 해서는 곤란하다"면서 "근본책은 아니지만, 정부 보증의 비율을 올리는 등 정부 부담 부분을 높혀서 금융권을 유인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11. 11. 16

KARP 대한은퇴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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