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보도가 피해자 고통 키운다
살인과 강도, 성폭력 등 지난해 5대 중범죄 발생 건수 57만 건. 범죄 건수만큼이나 하루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인권다툼에 집중되는 사이 정작 범죄 피해 당사자들과 가족들의 '그 이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오히려 형사·사법 과정과 언론, 대중으로부터 2차 피해가 유발되고 있지만 대책은 요원한 상태다.
사회는 피해자들을 진정한 '구성원'으로 대하고 있는가. 대전CBS는 각종 사회적 요인과 미비한 지원 속에 '두 번 우는' 지역 범죄 피해자들의 실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1. 형사·사법기관서 상처 받는 범죄 피해자들
2. 무분별한 언론 보도가 고통 키운다
3. 피해자에 '주홍글씨' 새기는 사회
4. 반쪽짜리 범죄 피해자 지원
5. 가해자 지원만큼 피해자 대책에도 관심 쏟아야
범죄 피해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외부에 노출된다.
⊙'무차별 보도'에 "생각만 해도 죽고 싶은 심정"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던 여고생 A양.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학교 학생이 성추행을 당했다더라"는 소문이 교내에 돌기 시작했다. A양의 나이와 사는 지역이 담긴 기사가 보도됐는데, 해당 지역에는 고등학교가 한 곳밖에 없었기 때문. A양은 "나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어쩌나 생각만 해도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언론의 피해자 보호…구체적 가이드라인 필요
전문가들 역시 언론에 의한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경찰학·피해자학)는 "지역의 경우 서울보다 생활반경이 좁아 조금만 기사가 구체적으로 나와도 동네에 소문이 다 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더욱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활동으로 피해자 신분 노출 가능성이 높아 보도에 더 큰 신중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언론의 피해자 보호는 여전히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표 교수는 "신문·방송윤리강령에는 피해자에 대한 보도지침이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성폭력특별법 상 출판물과 방송 등으로부터 보호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다른 범죄 피해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 잘못도 아닌데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 부족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2011. 8.10
KARP 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