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냐, 불가피한 천재지변이냐
그동안 무상급식 투표의 인화성을 감안,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유보해왔던 민주당은 작심한듯 비난의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번 수해를 오 시장이 수방(水防)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보여주기 행정'에 매진한 결과 발생한 '오세훈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김진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수해를 겪은 시민들이 '무상급식'은 안하고 '무상급수'를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시의회 민주당은 다음날 "이번 수해는 오 시장의 전시행정 탓"이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중단하고 피해 복구에 전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구체적인 수방예산 통계 등을 근거로 '정치적 공세'라며 법적대응을 포함해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고 있지만 과정과는 별개로 결과론이 좌지우지되는 재해대응의 특성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주민투표 발의는 공포일로부터 7일내에 해야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주민투표 요지를 공포해 1일이 법정 기한 마감일이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시청 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공동대표 한기식·류태영)가 지난 6월 청구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공식 발의했다. 투표일은 서울시선관위와의 협의를 거쳐 24일로 확정됐다.
서울시는 당초 예정된 오 시장의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관보에 주민투표 법정요건만을 게재하는 등 언론노출을 최소화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 시장은 기자회견을 대신 오전부터 헬기를 타고 수해현장을 돌아본 뒤 오후에도 북아현동 축대붕괴 현장을 돌아보는 등 수해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급한 수해복구 대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올인'한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주민투표 발의에 반발하는 시의회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이날 오후 초미의 관심사인 민관합동조사단의 우면산 산사태 관련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한 것도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대변인은 "수해 피해복구가 서울시 행정의 1순위지만 법적·행정적 제한 때문에 발의를 늦출 수 없다"면서 동시에 "오 시장은 지금도 우면산에 나가 산사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우면산과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들은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재해가 서울시와 서초구의 수방대책 미비로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민주당측의 입장에 동조를 하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 강남 주민들도 이번 수해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서울시의 재난관리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자산 가치 등락이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에 막대한 영향을 줘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민투표에서 과거와 같은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2011. 8. 1
KARP 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