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코’ 6세 소년에 이식 성공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포스텍 연구진이 국내 처음으로 3D 프린터로 만든 인체기관을 안면기형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이종원(성형외과)·김성원(이비인후과) 교수와 조동우(기계공학) 포스텍 교수로 구성된 연구진이 3D 프린트 기술로 기도 지지대를 개발해 이를 몽골 소년 네르구이 바람사이(6)에게 이식해 의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네르구이는 기도와 코가 없는 얼굴기형을 갖고 태어났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안면기형으로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대개는 생후 12개월 안에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지난 4월 입국한 네르구이에게 코와 기도를 만들어 주는 성형수술을 시도했지만, 기도가 계속 막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3D 프린트 기술로 제작한 기도 지지대를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해 성공했다. 또 콧구멍은 환자 자신의 뼈 조직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3D 프린트 인공기관을 인체에 넣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학계에 보고된 것은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지난 5월 선천성 호흡기 장애를 지닌 세 살짜리 유아의 기관지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부목을 삽입한 단 한 차례뿐이다.

네르구이는 순조롭게 회복돼 22일 몽골로 떠났고,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 신체기관을 환자의 이름을 딴 ‘네르구이 스텐트(Nergui’s Stent)’로 명명하고 학회에 보고한 후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이종원 교수는 “의학과 과학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냈다. 앞으로 다른 3D 프린트 인공기관을 인체에 적용하는 데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013.11.25

KARP(대한은퇴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