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 족집게 치료를 하는 유전자 의학이 놀라운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같은 질병에는 같은 약물을 쓰던 기존 의학이 환자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 의대 유전체연구소 소장은 "폐암, 대장암, 유방암, 피부암, 에이즈, C형 간염, 관상동맥질환 등 환자에게 질병을 일으킨 특정 유전자만 차단하는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같은 질병이라도 어떤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지나친 규제와 제도 미비로 유전체 의학이 보다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에게서 발견된 특정 유전자 변이를 고칠 약물이 대장암 치료제에 있어도 환자에게 그 약물을 쓸 수가 없다.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된 폐암 치료제 목록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목적 외에는 환자의 유전체 검사를 할 수도 없다. 미국에서 유방암 환자 6만여명이 받는 유방암 관련 유전자 변이 검사도 국내에 허용되지 않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 자료가 없다는 이유다. 산모의 혈액으로 태아의 유전자 결함을 분석하는 기형아 산전 진단법도 국내에서 쓸 수 없다. 일부 산모는 중국이나 미국으로 검체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