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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몸짓·말에 반응하는 거울 뉴런… 약하면 ‘왕따’되기 쉬워
“아프냐, 나도 아프다.” 드라마 ‘다모’ 폐인들을 열광시킨 이 대사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가까운 사 람이 아프면 같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이 같은 감정이입(empathy)을 뇌(腦) 차 원에서 연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결과 뇌에는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고 그 사람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이른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생쥐도 감정이입 가능
거울 뉴런은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15년 전 이탈리아 파르마대의 지아코모 리졸라티 교수는 원숭 이의 뇌에 전극을 심고 다양한 물건을 집을 때의 뇌 반응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원생 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실험실에 들어왔을 때 이를 지켜보던 원숭이의 뇌에서 갑자기 반응이 일어났다.
분석 결과 그 반응은 원숭이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을 때 뇌 반응과 같았다. 그 후 바나나를 손으 로 집을 때와 포크로 찍을 때 반응이 달라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거울 뉴런이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거울 뉴런은 이처럼 보거나 소리만 듣고도 자신이 직접 겪는 것처럼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 을 말한다.
생쥐들도 거울 뉴런을 갖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의 제프리 모길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월 ‘사이언스’지 (誌)에 생쥐가 동료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거울 뉴런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함께 자 란 생쥐와 처음 보는 생쥐에게 각각 전기 자극을 가한 뒤 이를 지켜본 생쥐의 뇌 반응을 조사했다. 생쥐 는 모르는 생쥐의 고통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같이 자란 동료가 고통받으면 뇌에서 자신이 직 접 고통을 받을 때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KAIST 김대수 교수는 “거울 뉴런은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쥐 덫에 걸린 동료의 고통을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쥐덫 근처에 가지 않게 되므로 생존에 유리하다.
◆글만 읽어도 맛을 안다
사람도 거울 뉴런을 갖고 있을까. 영화에서 멋진 남자배우가 키스하거나 어깨를 만지면 자신도 그런 느 낌을 받는다는 여성들이 많다. 실제로 같은 장면을 보여주고 뇌 사진을 찍으면 어깨나 입술과 연관된 뇌 부위가 반응한다. 또 운동선수가 머릿속으로 연습을 할 때도 실제 경기를 할 때 작동하는 신경세포들 이 반응한다. 다모 대사는 진심인 셈이다.
거울 뉴런은 사탕을 깨무는 것을 보거나 소리를 들을 때뿐 아니라 글을 읽어도 작동한다. ‘커런트 바이 올로지(Current Biology)’지 최신호에는 사람의 거울 뉴런을 다룬 세 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 중 미 서든캘리포니아대의 리사 아지즈-자데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사람은 ‘복숭아를 베물다’는 문장을 읽 을 때, 복숭아를 먹는 사람을 보거나 자신이 직접 복숭아를 먹을 때와 같이 뇌가 반응했다.
◆손상되면 정신분열 가능성
거울 뉴런이 약해 동료의 분위기를 모르면 ‘왕따’가 되기 쉽다. 이 점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나 자폐아 는 거울 뉴런이 작동하지 않아 다른 사람과 교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대수 교수는 최근 정 신분열증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이 가설을 입증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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