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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땅 있는데 한번 보시죠." 회사원 박 모씨(33)는 요즘 심심찮게 이런 전화를 받고 있다. 강원도 원주 인근에 혁신도시 개발 호재 가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 제주도 구석까지 전국에 개발 호재가 없는 땅이 없을 정도다.
더군다나 이번에 땅을 사두지 않으면 부자 될 기회를 영영 잃는다는 반강제적인 말투에 기분까지 나빠진 다.
한동안 잠잠한 듯싶었던 기획부동산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기획부동산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리던 삼흥그룹 김현재 회장의 구속으로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
◆ 사업용지를 개인용으로 속여 팔기
= 기획부동산의 대표적인 수법은 개발지역 내 사업용지를 개인에게 쪼개 파는 것이다. 반드시 사업용으 로 건축할 수밖에 없는 땅을 개인용으로 개별 건축이 가능하다고 속이는 것이다. 주로 개발 호재 지역 인근 맹지를 구입한 뒤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이를 투자자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최 모씨(43)는 기획부동산에서 충북 제천시 청풍면에 있는 계산관광지 내 펜션용지 구입을 권유받고 아 내 몰래 5년 동안 부은 적금으로 매입했다가 날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한 예로 강원도 양양 온천 개발사업을 제시하면서 온천 건물까지 지어놓는 치밀함을 보이며 투자자들 을 유혹한 사례도 있다.
◆ 철거예정 가옥 사면 강남 진입?
= 철거예정 가옥을 사면 강남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유혹하는 것도 대표적인 사기방법 중 하나다.
이들은 국민임대 단지가 들어설 서초구 우면지구나 강남구 세곡지구 등에 특별분양권을 배정받을 수 있 는 철거가옥을 평당 800만원 안팎에 사면 수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성남 판교신도시나 도촌지구에서는 아예 특별분양권을 받을 수 없는 '물딱지' 불법 판매도 성행하 고 있다.
일단 이들 주장대로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 철거가 될 노후주택을 사면 입주권이 나오는 사 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설사 입주권을 받아도 어떤 지역 아파트에 청약할지 선택권은 없다는 점이다.
특별분양권을 받은 사람은 SH공사에서 먼저 분양되는 아파트에 청약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적용받아 어 느 단지로 갈지 모른다. SH공사 관계자는 "입주권을 받은 후 먼저 나오는 지역에서 특별분양이 있다면 의무적으로 청약해야 한다"며 "강일ㆍ우면ㆍ세곡지구는 구체적인 일정이 유동적이어서 예측이 힘들 다"고 설명했다.
◆ 인허가ㆍ용도변경 사기
= 개발계약을 체결한 적도 없고 개발 관련 인ㆍ허가 신청을 한 적도 없는 땅을 개발계획 인ㆍ허가 신청 을 했다고 속이고 투자자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이번 김 회장 구속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런 사기 기법은 기획부동산의 고전적 수법이다.
주거ㆍ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불가능한 임야를 용도변경이 가능해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속이거 나, 보전산지로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임야를 전원주택단지로 개발 가능하다고 거짓말하기도 한다.
해당 지자체 관련 공무원 명단까지 입수해 자신들의 광고자료에 등장시켜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 관련 공무원을 매수해 인ㆍ허가가 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투자자들을 감쪽같이 속이기도 한다.
기획부동산의 사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텔레마케팅을 통해 권유하는 땅이나 건물을 아예 멀리하는 게 좋 다. 땅을 살 때도 반드시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전문가를 통해 가격이나 건축행위 가능 여부, 개발계획 등을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으로 실소유자와 업체 관계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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