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빈곤층] 3년전 명퇴 KT직원 5500명 지금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3-21 오후 2:45:00



네명중 한명은 직장 못구해 취업자 절반 月100만원 이하


[조선일보]

2003년 우리나라 굴지의 통신업체인 KT(옛 한국통신)에서 명예퇴직한 직원 5500여명. 평균 임금이 월
300만원을 넘어 전형적인 중산층이었던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들은 퇴사한 지 2년반이 지
났지만 4명 중 한 명(25.7%)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떠돌고 있었다. 재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절
반 이상이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월 100만원을 벌지 못하고 있었다. 300만원대를 유지한 경우는 4.2%에
불과했다.

이는 본지가 2003년 한 해 동안 KT에서 퇴직한 40세 이상 직원 5500여명 중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3788
명을 대상으로 현재 경제 상태를 직접 인터뷰하거나 각종 연금과 보험의 가입 현황을 추적, 분석한 결
과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퇴직 당시 40대 2189명과 50대 1599명이었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직 무직인 경우는 4명 중 한 명꼴인 974명이었다. 무직자는 40대가 634명
(28.9%), 50대가 340명(21.3%)이었다. 젊은 퇴직자일수록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50대는 재취업
을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40~44세의 조기 퇴직자 중 무직자가 33%나 되는 것은 준비 없이
퇴직한 것을 방증했다.

재취업한 이들은 퇴직자 10명 중 5명꼴인 2024명이었다. 기술직이 많아 일반 직장인의 재취업 성공률
(30~40%)보다 다소 높았다. 하지만 96%가 전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아 소득이 대폭 감소됐다. 월 100
만원도 안 되는 경우가 55%였고, 100만원대도 33%나 됐다. 200만원대와 300만원대는 각각 7%, 4.2%에 불
과했다. 중산층 몰락 위기를 한눈에 보여준다. 창업을 한 사람들은 5명 중 한 명꼴이었으나 이들도 회사
에 다닐 때보다 소득이 훨씬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산층의 몰락이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구조조정, 비정규직 확대와 청년실업 증가 등 고용 불안과 경
기 침체에 따라 빈곤층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도시가구 중 빈곤층 비율이 IMF 당시인 2000년 8.21%
로 가장 나빴으나 2002년엔 4.04%까지 회복됐었다. 하지만 2003년부터 높아져 5.27%, 2004년 9.63%로 계
속 악화되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무현(盧武鉉) 정부 들어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신
(新)빈곤층이 늘고 있는 셈이다.

신 빈곤층은 -소득이 없거나 감소해 중산층에서 탈락할 위기의 중도·명예퇴직자 -소득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못 미쳐 생활고를 겪는 저임금의 중소업체 사원 -가장 역할을 맡은 여성 -일자리가 없어 비정
규직으로 전전하는 젊은 실업자층 등이다. 집 등 재산은 약간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소
득보다 지출이 많은 경우다.

전문가들은 중산층 붕괴에 따른 신빈곤층의 확대를 막으려면 경기 활성화로 일자리를 늘리고, 재취업교
육과 사회안전망을 작동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종범(安鍾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의 빈곤층문제는 양극화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중산층의 탈락 등으로 빈곤층이 증가하는 신빈곤층의 문
제”라며 “이 문제를 가난한 사람만 더 가난해진다는 식의 양극화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정책으로 가면
해답은 점점 더 멀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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