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1946~1964년생 또다른 혁명](2) ‘재산 모은 노년’ 보수세대로 변했나 / “보수화”-“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3-03 오후 3:47:00
[베이비붐 세대 1946~1964년생 또다른 혁명](2) ‘재산 모은 노년’ 보수세대로 변했나 / “보수화”-
“여전히 진보성향” 정치색 논란

[한겨레]2006-02-28 02판 10면 2285자
“올해 78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첫 주자가 60살이 된다. 그중엔 내 아버지가 좋아하는 두 사람, 나
와 빌 클린턴도 들어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월31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런 말을 하자 의사당엔 웃음과 박수가 일었다.
전·현직 대통령이 1946년생 동갑내기로, 함께 은퇴의 상징적 나이인 60살에 들어선다는 건 공교롭다.
클린턴은 베이비붐 세대 출신의 첫 미국 대통령이었다. 그 뒤를 부시가 이었다. 클린턴이 그 세대의 진
보성을 대변했다면, 부시는 보수의 상징이다.

민권·반전운동 ‘진보 그 자체’
1960년대 민권운동과 반전시위를 거치면서 베이비붐 세대는 미국 사회의 기존 권위와 질서를 무너뜨렸
다. 그들은 진보 그 자체였다. 군대를 기피했고 불륜 사실이 드러난 빌 클린턴이 1992년 대선에서 승리
한 것은 미국 사회의 가치가 바뀌었음을 뜻했다. 그때 클린턴 진영의 로고송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
록그룹 중 하나인 플릿우드맥의 ‘멈추지 말고 미래를 생각해요’였다. 〈뉴스위크〉는 “클린턴은 그
세대의 정치적 총화였다. 그것은 이상주의와 자기중심주의의 감정적 혼합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불과 8년 뒤, 2000년 대선에선 강한 보수 성향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승리했다. 그에게 패한 앨
고어 민주당 후보(1948년생)는 마리화나 흡연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는 전형적 베이비붐 세대였다. 그
들은 여전히 진보적인가, 의문이 제기됐다.

부시 집권 “과연 진보적인가”
스티브 길런 오클라호마대 교수는 “그들은 젊었을 적 미국을 진보 쪽으로 밀어놓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시 제자리로 갖다 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종파(복음주의)의 확산을 받아들였고 일요일마
다 교회를 가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고 말했다.

‘돈’이 그들의 정치성향을 좀더 보수 쪽으로 바꿨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들은 30조달러 이상의 재산
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족한 세대다. 이들의 재산은 1990년대 증
시 활황에 힘입어 크게 불어났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는 빌 클린턴 민주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였다. 지
금 미국 사회가 보수로 기울었다는 데엔 별 이견이 없다. 백악관과 상·하원을 공화당이 동시에 장악한
건 90여년 만이다. 이 정치구도가 앞으로 20~30년은 더 갈 것이란 전망은 여기에 맞닿아 있다. 그들은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부유할 것이기에 앞으로 20~30년은 보수 기조에 변화가 없으리란 것이다.

레너드 스타인혼 아메리칸대 교수는 “베이붐 세대가 보수화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2004
년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수많은 친구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제 우리들(진보적인 베이비붐 세대)
은 미국 사회 주류에서 밀려난 것이냐’고 물었다. 내 대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그들이 쟁취한) 개
인 권리와 자유, 평등의 가치를 지금 누구도 부인하긴 어렵다. 선거 결과가 사회·문화 가치를 곧바로
대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1호’인 캐슬린 케이시(60)는 “우리 세대는 매우 진보적 시기를 지나왔기에 전체적으로
진보적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극단적 진보나 극단적 보수는 많지 않다. 내 친구들을 보면 중도가 다
수다”라고 말했다. 케이시 자신은 “낙태에 반대하는 온건한 민주당원”이라고 소개했다.

〈뉴스위크〉는 지난달 인터넷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었
다. 민주당 46%, 공화당 24%, 무당파 26%였다. 그러나 ‘당신의 정치이념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
엔 “더 진보적이 됐다”(35%)와 “더 보수적이 됐다”(33%), “바뀌지 않았다”(32%)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세월이 그들의 진보 성향을 누그러뜨린 건 맞지만, 이들은 여전히 지나온 길을 후회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부시도 베이비붐 문화의 산물
클린턴과 부시는 동시대를 살았으면서 정반대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클린턴은 어렸을 적 흑인 민권운
동가 로자 팍스의 전기를 읽고, 버스를 타면 일부러 흑인들 자리인 뒷좌석에 가서 앉았다.

부시의 1998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광고엔 “우리의 문화를 ‘책임지는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개인주의와 낙태, 이혼 등 ‘무책임한’ 베이비붐 세대 문화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는 나중에
자신의 젊은 시절 마약 복용이 논란이 되자 이렇게 대답했다. “베이비부머들이 자녀들로부터 받는 질
문 중 하나가 이것이다. ‘우리가 (부모 세대의 마약 등) 과거 실수를 반복해야 하느냐.’ 우리는 모든
어린이에게 마약을 하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부시 역시 베이비붐 세대 문화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었던 것이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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