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신입생 받는 전국의 이색학과들

[경향신문]2006-02-27 45판 M3면 1737자
직업세계가 갈수록 전문화, 세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대학 전공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 요즘엔 예전에 들어보지도 못한 학과가 즐비하다. 김치발효전공학과, 미스터피자전공학과, 사
주명리학과, 웨딩이벤트학과, 병원코디네이터학과, 웰빙테라피학과, 실버케어 보건복지과, 축제이벤트전
공학과, 공항면세전공학과, 텔레마케팅과, 신발패션산업과, 자동차텔레매틱스학과, 고속전기철도과 등
등. 2006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하는 대학 강단에는 입맛에 맞게 새로 개발한 음식처럼 이색적이고 톡톡
튀는 학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시대흐름 반영 매년 30∼40개 신설
대학의 학과들은 마치 고정불변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매년 30∼40개 학과들이 새로 생겨나거나 경쟁
력 없는 학과들은 비슷한 계열군에 통.폐합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물려 생사소멸의 길을 걷고 있
는 셈이다.

2006학년도 신설학과의 특징은 지역사회나 기업과 연계한 주문형 맞춤학과나 지금은 생소하지만 미래에
수요가 예상되는 학과가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누구나 담글 줄 안다고 생각하는 게 김치지만 실제로 김치를 담글 줄 아는 사람은 적어요."
전남과학대학 김정숙 교수는 세계의 음식으로 발돋움한 우리 김치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이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치공장 등 현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인력들이 노령화되어 있고
손맛에 의지하다보니 세계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맛의 김치를 개발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소개했다. '김
치발효전공학과'는 김치 외에도 곡성군과 협약, 고추장.된장 등 우리나라 발효식품에 대한 연구도 함께
병행해 이 분야의 전문인력 및 곡성군을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메카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맞추어 실버산업을 겨냥한 학과들의 등장도 눈에 띈다.

경북 김천대는 장기요양 환자나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실버케어 보건학
과'를 신설, 처음으로 학생을 받는다.

순천제일대학은 몸이 아픈데 어떤 병원, 어떤 과목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에서부터 진료비 상담, 예
약, 수납, 사후관리까지 의료 서비스의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병원코디네이터학과'를 신설해 의료 서비
스분야의 전문인력을 키워낼 예정이다.

#산학협력 통해 졸업후 취업보장도
이밖에 진주보건대학은 주식회사 '미스터피자'와 협약을 맺고 '피자 욜료(피자 만드는 사람)'를 전문적
으로 양성한다. 정원 40명 중 20명은 졸업과 동시에 '미스터 피자'에 취업하게 된다.

입학생 중에는 피자나 스파게티전문점을 하고 있는 사장이나 창업을 목적으로 서울 등지에서 원거리 통
학을 불사하는 주부도 다수. 이들은 기능뿐 아니라 이 분야의 서비스 및 학문적 토대도 확실히 마련하겠
다는 각오다.

외국에서는 이미 인기 직종으로 자리잡은 웨딩플래너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대전 우송정보대학의 '웨
딩.파티이벤트학과' 역시 '뮈샤주얼리'와 산학협동을 맺고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양성할 예정이다.

2조원에 육박한다는 '운세산업'의 호황을 반영하듯 경주 서라벌대에서는 올해 처음 소자본창업계열의
한 학과로 '풍수명리학과'와 근래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웰빙테라피과'를 개설, 눈길을 끈다.

이밖에 다양한 각 지자체 및 지역의 축제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기획해주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축제이
벤트전공학과'(횡성 송호대학)를 비롯해 '자동차 텔레매틱스전공학과'(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튜닝전
공학과'(동아인재대학), 고속철 시대의 철도기술자를 양성하는 '고속전기철도과'(서라벌대학) 등이 신학
기부터 첫 수업을 시작한다. 김후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