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잃고 직장잃고 ‘가슴’에도 깊은 상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2-21 오후 2:53:00
가족잃고 직장잃고 ‘가슴’에도 깊은 상처


장애인 안모씨(35)는 요즘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2000년 오토바이 택배영업을 하다 중앙선
을 침범한 차에 부딪혀 다리를 다친 안씨는 사고 이후 걸음을 걷지 못한다.



장애 때문에 직장도 잃었고 소득이 없어지자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면서 집을 나갔다. 그나마 신경을 되
살리는 수술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긴
한숨만 내쉴 뿐이다.

6세때 홍역을 앓은 뒤 살이 썩어 들어가 안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유모씨(58)의 삶도 팍팍하기 그지없
다. 아내 강모씨(50)와 아들(25), 딸(23)이 모두 정신지체 3급 장애를 앓고 있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장사, 겨울에는 고구마 장사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온 유씨는 얼마전에는 장
사가 안돼 리어커장사마저 접고 말았다. 그나마 아들과 딸이 공장과 패스트푸드점에서 매월 90만원을 벌
어오고 정부에서 받는 생활보조비 50만원 등 1백40만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하지만 자식들 병원비
와 재활비용으로 이 돈의 절반 가량이 지출된다.

정모씨(63)는 요즘 하루 두끼 식사만을 하고 있다. 6년 전 싸늘한 방에서 잠을 자다 ‘뇌졸중연증마비
증’이라는 질병과 장애를 얻었다. 돌보는 가족이 없어 정부로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월 32
만원을 받지만 지하 단칸방 월세 15만원을 내고 나면 식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다. 정씨는 “자연스레
식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1주일에 네번은 라면으로 하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장애인의 경우 대부분이 후천적인 요인으로 장애를 갖고 이 때문에 직장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하
다. 결국 소득이 없어지면서 생활고에 허덕이게 되는 것이다.

장애인들은 교육받을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송모씨(28)는 초등학교 졸업후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다. 송씨는 6살때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쳤다. 그나마 초등학교까지는 부모와 친구
들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중학교는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해야 하는
탓에 아예 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부모가 맞벌이를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친구
들이 모두 진학하는 중·고교 교정을 거닐 수도 없었던 것이다.

송씨는 “외출을 해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가 없고 적당한 화장실도 없어 기저귀를 차고 다니
며 용변을 해결해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수지 간사는 “장애인들은 교육
수준이 낮아 노동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고, 일을 하지 못해 소득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의 이동, 편의 시설 확보를 기본으로 하되,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일을 할 수 있는 노동
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철·백승찬기자 cho197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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