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ㆍ해고자들의 회사 복귀가 늘고 있다.
GM 대우자동차는 최근 2000년 2월 옛 대우자동차 시절 정리해고(lay off) 당했던 1,751명의 근로자 전원 을 복직시키기로 했다. 회사 경영이 나아지면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정리해고란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 근로자를 일시 해고했다가 경영이 호전되면 해고자를 우선적으로 재 입사시키는 제도다. 회사가 망해 모든 직원이 직장을 잃기 보다는 일부가 희생해 회사를 살리자는 취지 다.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GM 대우의 사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왜 필요한지를 극적으로 웅변해 준 다.
이랜드는 1999년부터 2005년 말까지 새롭게 채용한 1600여명 중 19%인 300명 가량을 퇴사자로 채웠다. 이랜드 관계자는 퇴사자의 재입사에 대해 “회사의 문화를 익힐 시간이 따로 필요 없는데다, 인사 정보 가 남아 있어 적재적소 배치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이를 위해 퇴직자에게 명 절 때마다 조그만 선물을 보내고 인사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해외 건설 현장에서 퇴직한 40~60대를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ㆍ현대ㆍSK건설 등은 공모를 하거나 은퇴자들과 1대1 접촉을 통해 재입사를 권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들의 해외 건설 수주가 줄어들면서 이 분야의 신규 인력을 키우지 못했다”며 “최근 해외 공사가 급증함에 따라 가스전ㆍ발전소 등의 분야에 10년 이상 된 베테랑 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진 각국의 기업에서는 ‘노병’들의 옛 일터 복귀가 먼저 시작됐다. IBM은 퇴직자 네트워크를 구축, 특별한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퇴직자들을 다시 채용하고, BMW는 새 공장을 아예 45세 이상만 일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일본 기업 역시 경기가 점점 좋아지면서 최근 은퇴자를 다시 불러들여 숙련된 노동력 을 공급 받고 있다.
이 같은 은퇴자들의 잇단 회사 복귀는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둘러싸인 채 극렬한 대립을 하고 있는 노 사 관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 고령화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기 업의 숙련공 부족과 은퇴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숙련된 인적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인사관리 의 변화, 근로자의 태도 변화를 통해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는 고령화 사회에 철저 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