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신년 연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의 시급성을 언
급함에 따라 좀처럼 타결의 기미가 없는 국회의 국민연금 고갈방지책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을 끌
고 있다.
노 대통령은 18일 신년연설에서 "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간지 2년이 됐지만 해결이 되지 않고,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것은 분명한데도 모두가 남의 일처럼 내버려두고 있다"며 `상생협력의 결단'을 역설했
다.
여권은 기다리기나 한 듯 일제히 공감의 뜻을 표시하면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올 국회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오영식(吳泳食) 공보담당 부대표는 "연금법 처리문제는 이미 우리당의 주요 입법과제.개혁과
제로 설정돼 있다"며 "대통령도 이를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만큼 올해는 반드시 처리한다는 각오로 임
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연금특위 위원인 이목희(李穆熙) 제5정조위원장도 "대통령의 지적은 지극히 옳다"면서 "연금 고갈문제
는 천하가 다 알고 있는데 아직도 해결못한 것은 정치권이 비겁하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했다.
현행 국민연금 수급구조대로라면 2047년 기금이 소진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더내고 덜받는' 연금
법 개정안 통과시 처할 국민적 반발이나 올 지방선거의 표를 의식해 누구 하나 총대메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꼬집은 말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언급처럼 `상생협력의 결단'이란 정치적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안 국민연
금법 타결은 불투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한나라당이 작년말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이유로 장외투쟁에 나선 상태에서 국민연금특위
가 언제 재개될지조차 미지수라는 특위 외부요인이 변수다.
현재 국회 상황이라면 작년 10월 여야 합의로 구성된 연금특위가 지금까지 별 성과없이 진행한 2차례 회
의 외에 아무 논의도 진전시키지 못한 채 활동시한인 2월말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적지 않다.
특위 내부사정를 들여다봐도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제시한 해법이 천양지차여서 타협책을 도출하는 작업
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정부는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급여수준을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법 개정안을 국
회에 제출했고, 우리당 의원들은 주로 정부안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는 수준의 관련
법을 발의한 상태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안과 완전히 다른 기초연금제를 주장하면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세금으로 월
일정액을 연금으로 지급하고 보험료 납부자에게는 별도로 생애평균소득의 20%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
다.
연금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윤건영(尹建永) 의원은 "연금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인식에는 여야가 다르지
않다"면서 "대통령은 개정안 처리지연을 국회탓으로 돌리지만 정부안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인데 어떻
게 국회를 나무라느냐"고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쪽을 대표하게 될 유시민(柳時敏) 복지부장관 내정자가 과연 여야를 아우르며 대타
협을 견인해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