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5학년생을 자녀로 둔 주부 김모(40·서울일원동)씨는 요즘 방학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
가 방학을 맞아 주로 집에 있다보니 이래저래 신경쓸 일이 많아지기 때문. 방이며 거실이며 옷가지와 과
자 부스러기로 어지러져 있고 게임에 빠져 밥상도 내팽개치고 눈이 충혈될 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
는 아이를 보면 절로 울화가 치민다.
부천에 사는 주부 박모(41)씨. 초등학교 1학년과 5학년 두 자녀를 둔 그는 컴퓨터와의 전쟁을 선포했
다. 아무리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쳐도 한 귀로 듣고 흘리는 통에 속이 상했던 박씨는 이번 겨울 방학부
터는 단속을 제대로 하기로 결심한 것. 컴퓨터 사용계획서를 만드는가 하면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프로그
램을 깔았다. 하지만 워낙 컴퓨터에 ‘선수’들이라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된다.
방학이면 아이는 신나지만 엄마는 괴롭다. 하루종일 게임에만 매달리는 아이를 컴퓨터 앞에서 떼어놓는
일이 커다란 스트레스다. 또 불규칙적인 생활에다 추위를 핑계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어 비만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29일 청소년 PC사용 가이드서비스 사이트 블루실드(blueshield.co.kr)와 부모커뮤니티 맘스쿨
(www.momschool.co.kr)에 따르면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247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라이프 스
타일’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61.9%(153명)가 자녀가 겨울방학을 하면 평소보다 더 힘들다’고
답했다. 자녀와 함께 있어 즐겁다는 응답은 22%,평소와 같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겨울방학 때 자녀의 어떤 점이 가장 걱정되는지에 대해서는 36%가 ‘과도한 PC 사용’이라고 응답했고
이어 26%가 ‘지나친 TV 시청’,17%는 ‘학습량 저하’,14%는 ‘운동부족에 따른 과체중’을 들었다. 자
녀의 PC 사용과 관련해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장시간 사용’ 39%,‘게임 중독’ 38%,‘유해사이트 접
속’ 19% 등이었다.
심리측정 및 라이프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휴노컨설팅의 천정현 대표는 “어머니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공부”라며 “하지만 아이들을 무조건 윽박지르거나 통제해서는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지켜봐주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