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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05-11-26 13:59] (::등산인구 1000만명 시대 수도권 산들 ‘신음’::) ‘건강’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지난 7월 부터 주 5일 근무제가 확대실시되면서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등 수도권 주변산들이 신음하고 있다. 몰려드는 등산객들의 발길에 산속 깊숙한 곳까지 길이 생기면서 노면침식 등 숲이 빠르게 훼 손되고 있다. 국립공 원들로 지정된 명산들의 탐방로(국립공원의 등산로는 탐방로라고 규정)의 훼손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 는 상 황이지만 복원을 위한 예산 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해 대한산악연맹의 설문조사에 따 르면 매주 산에 오르는 인구는 200만명에 달했다. 산악연맹측은 한달에 한번 정도 산에 오르는 사람까 지 포함하면 등산인구는 1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 다. ◈실태=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청계산 등산로. 나무계단 과 납작한 돌을 깔아놓은 등산로 옆에 는 폭 1m 상당의 흙길이 나 있다. 나무계단으로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방문객들이 만들어 놓은 ‘또 하 나의 등산로’이다. 이런 길들은 구청측이 조성해 놓은 등산로 옆으로 길이 야금야금 넓어지면서 산속 깊숙한 곳까 지 무차별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청계산 입구부터 매봉 등으로 이 어지는 등산로마다 사람 이 만들어놓은 새로운 길의 흔적으로 가 득했다. 보다못한 구청측은 지난 봄 1억5000만원을 들여 등산 로 중 일부구간에 진입 금지 로프를 설치하고 등산로 여기저기에 ‘ 지정된 등산로로 다니자’는 호소문 을 부착했지만 별 효과는 없 었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올 봄 산 높이를 측정해보니 3 년전보다 산높이가 약 50㎝ 깎인 것으 로 나타났다”며 “로프는 1년에 500여m씩 설치하고, 돌무덤, 표지판 등을 만들어 등산객의 등산로 이탈 을 막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예산에 한계가 있다” 고 말했다.
탐방로 훼손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 한산 국립공원은 금요일밤마다 산에서 먹고 자며 동트기를 기다 리는 등 심야 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새벽에 등정을 시작해 누구 보다도 빨리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이들의 목표. 동호회 단위로 산 을 방문해 숙식, 배변 등을 해결하다 보니, 수질 오 염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의 경우 등산 로에 플라스틱으로 간이 천막을 만들고 술을 마시며 화투패를 돌 리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취중에 여기저기 실례(?)하는 경 우도 빈번하다.
◈국립공원 탐방로 훼손=연간 3000만명이 방문하는 전국 국립공 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열린우리 당 김영주의원실이 지난 8 월 전국의 국립공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국립공원 탐방 로 256개 노 선 중 중 225개 노선에서 훼손이 나타났다. 탐방로 1 089.27㎞ 구간중 훼손된 탐방로가 무려 279㎞ (25.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복원 속도는 훼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훼손상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3년간 복구 된 구간은 18.06㎞였으며 예산은 72억원에 불과했다. 이 복원 속 도로는 더 이상 의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46.3년이 지나야 훼손된 탐방로를 모두 복구할 수 있다. 그나마 비정규 탐 방로의 경우 훼손 현황도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원측은 “특정시기에 집중되는 탐방객들에 의한 식생의 훼 손과 고사, 나지화 등으로 인한 훼손이 심각하지만 훼손 인지와 복원이 너무 늦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산도 휴식이 필요하다=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가짐도 문제다.
전인찬 한국산악회 사무국장은 “등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었지만 과거처럼 산을 아끼는 분위기 가 아니다”며 “무엇보다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시민 의식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등산이 대대적인 ‘국민여가활동’으로 자리잡기 전에는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이 ‘주류’였다 면 이제는 ‘내 몸을 위해 산을 이용하는 분위기’라는 것. 전씨는 “국가차원에서 등산로 , 탐방로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산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는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선기자 azul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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