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게임? 아빠랑 한번 하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1-23 오후 2:16:00




[중앙일보 이경희] '오늘도 전쟁이다. 잠깐만 뒤돌아서면 어느새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 삼매경에 빠지
는 아이, 벌도 주고 용돈도 깎아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집에서 못하게 하면 PC방에 다녀왔는지 옷에 담배 냄새가 배어 있다….'

부모 세대가 아이였을 때도 학교나 가정에서 '오락실에 가지 말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 그러
나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무조건 '하지 말라'는 금지령이 최선의 통제 방법일까.



독도 때론 약으로 쓰이는 법. 중앙대 게임연구센터(GRC)는 온라인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하고 있다. 올 1학기 동안 게임 '군주 온라인'을 이용해 서울 서정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에게 경제 교과
목을 가르치기도 했다.


교육 효과는 높았다. 아이들은 '희소성' '가격 경쟁력' 등의 경제 용어를 쉽게 터득했다. 아이들은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매일 경제 기사를 보게 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GRC 오나라 연
구원은 "학습 효과를 높이는 흥미.몰입.재미 등의 요소를 게임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험을 주도한 중앙대 위정현 교수와 서정초
등학교 변용주 교장은 "부모도 게임을 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변 교장은 "자녀가 좋아하는 게임을 연구하면 대화가 통하고 아이의 수준과 기호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임의 내용조차 파악하지 않는 건 부모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부모가 게임을 하는 건 자녀의 게임 중독을 막는 적극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어른은 모르는 자기만의 세
상일 때 아이들은 더 쉽게 중독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눈에 보이는 곳에서 떳떳하게 하도록 해야 통제
나 감시도 용이하다는 것.







그러나 게임 세상에 선뜻 뛰어들기란 쉽지 않다. 위 교수는 "쉽고 간단한 게임을 골라 먼저 게임에 대
한 감을 잡아보라"고 권했다. 아이에게 게임을 배우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어떤 종류의 게임이
있는지 대략 파악한 뒤 아이들과 함께 개별 게임의 장단점을 평가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게임과 거리를
두고 '생각'을 하게 된다. 폭력성이나 선정성의 정도를 체크해 해롭지 않은 게임을 부모와 같이 하는 방
향으로 유도한다. 그 다음엔 게임에서 교육적인 부분을 추출해 활용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골프 게임인 '팡야'로 계산 능력을 키우고, 상거래 활동을 다루고 있는 '군주 온라인'과 '거상'에서 주
식.거래.매매 등의 경제원리를 배우는 식이다. 무역 게임인 '대항해 시대'를 통해서는 세계 지리를 습득
할 수 있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게임인 '야채부락리'로 가격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초등학생용
교육 게임인 '공굴서당(사자성어)' '버블슈터(영어)', 교육용 소프트웨어 '줌비니(수학.논리 퍼즐)' 등
도 활용할 만하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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