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20일경주방폐장선정] 고준위 핵폐기물 "진짜" 는 손도 못 댔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1-23 오후 1:55:00



[중앙일보 박방주] 원자력 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10월 15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이하 방폐장) 건설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홍보를 전면 중단했다. 11월 2일 있은
방폐장 부지 선정을 위한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 때문이다. 문제는 투표가 끝
난 다음에도 '홍보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방폐장 문제를 끝낸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
만 경주에 들어설 방폐장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일 뿐이다. 정작 훨씬 심각한 고준위 폐기
물 처리 문제는 아직 본격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크게 '사용후 핵연료'(원자로에서 태우고 남은 연료) 같은 고준위와 원전 종사자의 작
업용 장갑.옷 같은 중저준위로 나뉜다. 고준위 폐기물은 중저준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
다. 이런 고준위 폐기물을 한곳에 모아 저장할 시설이 국내엔 아직 없다. 그래서 원전마다 임시 보관하
는 미봉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임시보관소도 곧 저장 능력이 바닥난다. 내년 월성원전을 시작으
로 해 2008년이면 모든 원전의 고준위 폐기물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게 돼 있다. 촘촘히 저장해
최대한 저장량을 늘린다 해도 원전에 따라 2016~2021년까지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사용후 핵연료는 불씨가 남아 있는 거뭇거뭇한 연탄재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붕소를 탄 격자 구
조의 수조(水槽)에 특별 보관해야 한다. 이를 보관할 곳이 없으면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방
폐장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미국.일본.프랑스 등 선진국은 쓰고 남은 연료를 재처리해 쓰거나, 아니면 몇 겹으로 밀봉해 땅속 깊이
묻거나 하는 방식을 10~20년에 걸친 치밀한 연구를 통해 정한 뒤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런데도 우
리나라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의 첫 단추인 '재처리냐, 매립이냐'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
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 관계자는 "중저준위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 사용후 핵연료를 대량으로 한곳에 모
아 놓을 중간 저장소를 지으려고 했으나 지난해 두 가지를 분리해 처리하기로 한 이후 아직 사용후 핵연
료 처리에 대해서는 정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유
치한 지자체에 외국에서는 선례가 없을 정도의 많은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고준위처리장 선정 때에
는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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