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대)①미국 퇴직연금..버냉키도 신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1-15 오전 11:28:00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퇴직연금은 선진국의 기업연금(Corporate Pension)을 본딴 퇴직자 소득보장 제도
다. 미국 영국등 연금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장치로 퇴직연금을 오래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운용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다. 미국, 일본처럼 가입여부를 직장인들의 자
유 의사에 맡겨놓되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는 나라가 있는가하면 호주, 네델란드, 홍콩처럼 의무화한 나
라도 있다. 외국의 퇴직연금 운용사례는 이제 막 퇴직연금 시대를 여는 우리나라에 반면교사다. 4부에서
는 `해외에서 배운다`를 주제로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각 나라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을 추려본다.[편집자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지명된 벤 버냉키의 재테크 방식은 단
순하다. 대학교수 시절 가입한 미국 교원 퇴직연금(TIAA-CREF)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차기 미국 `경제대통령`의 재테크 포트폴리오에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인들이 퇴직연금
제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미국은 퇴직연금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나라이다. 역사도 깊을 뿐더러, 다양한 퇴직연금이 들어선 국
가가 미국이다. 미국인의 기업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 직장인 절반이상이 401(k)로 노후 대비

미국 직장인들에게 퇴직연금의 중요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직장 4년차인 알빈 스미스(33)씨는 메일로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을 체크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헤지펀드와 주식형펀드는 요즘 수익률이 회복되
고 있는 반면 채권형펀드는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확정기여(DC)형의 대표적인 연금인 401(k)에 가입한 그는 주식형펀드에 75%, 나머지 25%는 채권과 회사
채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기회를 봐서 주식형펀드 편입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젊은 나이만큼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다.

그는 연봉의 6%를 401(k)에 적립한다. 회사는 그가 적립하는 금액의 절반만큼 추가로 적립해준다. 50%
를 매칭해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그는 401(k)에 추가로 매년 8000달러을 불입하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
이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미국 직장인은 이렇게 노후를 대비한다. 미국인들의 삶은 어떤 기업에 다
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연봉이 아니라 기업
의 복지제도다.

미국은 국가가 은퇴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이른바 국가복지체계에 부담을 느끼면서 지난 81년부터 401
(k)를 도입했다. 제도도입 초기인 83년 가입규모는 94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 현재 2조달러로 21
년만에 20배이상으로 급증했다. 확정급여(DB)형에 대한 기업의 거부감과 정부의 인센티브, 주식시장 요
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의 64%는 401(k)를 주된 노후대비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 복지가 좋아야 인재가 온다

그러나 미국 직장인들의 대표적 노후대비 수단인 401(k)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401(k)가 노후소득보
장과 함께 금융시장에 뭉칫돈을 제공함으로써 주가와 경제성장, 일자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찬사가 있는
가 하면 국가의 책임전가라는 혹평도 있다.

지난달 시사주간 타임(Time) 미국판은 커버스토리로 미국의 퇴직연금을 `깨어진 약속(The Broken
Promise)`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 카페테리아 플랜 개념도[자료 : e-제너두㈜]

미국 기업들은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퇴직연금제는 물론, 각종 복지혜
택를 아끼지 않고 있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에 제공하는 복지 혜택의 핵심이지만 일부에 불과하
다.

노후 자금을 받쳐줄 연금 뿐만아니라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기업이 제공해주
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 복지제도로 `카페테리아 플랜`가 있다. 다양한 메뉴 가운데 골라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
아처럼 건강보험과 생명보험, 치과보험, 상해보험, 연가·병가 등의 혜택을 근로자가 직접 고를 수 있
게 한 것. 미국 500대 기업중 75% 이상이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보험명문 세인트존스(St.John's)대학 권욱진 교수는 "미국은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제공해
주지 않고 있어, 대부분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소지자 4명 중 3명은 기업이 제공해주는
보험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욱 머서HR 수석컨설턴트는 "일부 기업은 직계 가족의 건강보험까지 챙겨준다"면서 "IBM과 같이 복리
후생이 좋은 기업은 열등한 기업보다 연 600만원 정도의 수혜가 더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의 연봉에는
함정이 있는 셈이다. ◇ 미국도 저소득층 복지 해결엔 구멍

미국의 퇴직연금제는 국가가 강제하는 제도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
적으로 훌륭한 퇴직연금제와 복지혜택을 마련하고, 근로자도 혜택을 받는 대가로 실력 발휘하는 것이
다.

미국 직장인들 대부분은 퇴직연금에 노후를 크게 의존한다. 국가는 최소한의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고,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계약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퇴직연금을 매개로 한 기업
과 근로자 사이의 계약이 미국이란 무한 경쟁사회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능력있는 직장인이라면 미국의 퇴직연금제에 큰 불만을 품지 않는다. 그러나 주로 파트타임직이나 비정
규직인 저소득층에게는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 교수는 "수입이 높은 직장인은 퇴직연금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최저소득층 바로 위의 계층인 차
상위층은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소득층은 국가의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만 차상위층은 기업과 국가 모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개인퇴직계좌(IRA)가 차상위층을 위한 퇴직연금제로 도입됐지만, 실효성
이 크지 않다. IRA는 소득공제 한도가 연 2500달러에 불과하고, 이조차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
다.

권 교수는 "일본의 경우에는 저축율이 16.4%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1%에 불과하다"며 "이는 능력있는 직
장인들이 저축 대신 퇴직연금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저소득층이 노후를 위한 돈을 거의 모
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입을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유럽에 비해 훨씬 성숙되고 발달한 퇴직연금 시장과 시스템을 갖고 있는 미
국은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로 정하도록 정한 우리나라가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대상이다.

* 협찬 : 대한투자증권, 마이애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신한금융지주, 하나은행, 한국투자
증권, CJ투자증권* 후원 : 금융감독원, 한국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현대경제연구원*
도움주신 분들 : 고광수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권문일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
회복지학과 교수, 류건식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재무연구팀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신기
철 삼성화재 상무, 오영수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가다나順)

이전글 [준비 안 된 퇴직 혁명] 직장인 83% "잘 모르겠다"
다음글 안락한 노후? 개인연금보험이 첫걸음!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589 우)143-805 / Tel. 02) 456-7850 | Fax. 02) 456-7650 | E-mail. karp@karpkr.org
Copyright(c) 2008 KA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