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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제과 유통 축산업계가 판촉활동을 위해 정한 ‘데이 마케팅’에 정작 기억해야할 법정 기념일이 밀려나고 있다.
오는 11일은 농림부가 정한 농업인의 날이지만 한 제과업체의 마케팅에 의해 ‘빼빼로 데이’로 더 많 이 알려져 있다. 3월3일 납세자의 날은 ‘삽겹살 데이’로 변질되고 심지어 6월6일 현충일까지 한자 ‘고기 육(肉)’에서 착안해 ‘고기 데이’로 불릴 정도다. 기념일의 변질이 심각한 수준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11월11일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및 쌀값 폭락으로 내우외환을 맞은 우리 농업 인을 위로하는 날이지만 빼빼로 데이에 묻혀 버렸다”며 “거리나 백화점 대형할인마트에 걸친 판촉행사 로 농업의 ‘농’ 자도 꺼내지도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빼빼로 데이는 1990년대 중반 영남지역에서 ‘키 크고 날씬해져라’는 의미로 여중고생 사이에 가늘고 길쭉한 모양의 과자 빼빼로를 주고 받은데서 유래돼 제과유통업계의 판촉행사일로 자리잡았다. 업체들 의 판촉행사도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1일까지 전국 22개 점포에서 빼빼로와 함께 휴대전화 액정 클리너,목걸이 볼펜,요가CD 등 을 끼워 1만원대 ‘기획선물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신세계 이마트도 전 매장에 ‘빼빼로 데이 특별매 장’을 설치하고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빼빼로 데이의 성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여타 업체들도 너도나도 ‘데이 마케팅’에 뛰어 들고 있다. 최근 한 속옷 전문업체에선 11월8일의 숫자를 형상화하면 여성속옷과 유사하다며 ‘여성속옷의 날’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요식업계에서는 ‘가래떡 데이(1월1일)’ ‘꽈배기 데이(8월8일)’ ‘치킨 데이(9월9일)’ 등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연인들의 기념일로 알려진 ‘발렌타인 데이(2월14일)’를 응 용해 업계별로 연인끼리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다이어리 데이’(1월14일)에서 영화를 보는 ‘무비 데 이’(11월14일) 서로에게 돈을 쓰는 ‘머니 데이’(12월14일)까지 정체불명의 기념일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과 발명진흥법 자원봉사기본법 등 개별법령으로 정한 법정 기념 일은 장애인의 날(4월20일),순국선열의날(11월17일),자원봉사자의 날(12월5일) 등 연중 모두 44일이다. 그러나 업계의 상술로 빚어낸 ‘국적없는’기념일이 법정 기념일까지 파고들다 보니 대전소비자연맹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립현충원이 있는 대전지역 초등학생 가운데 42.4%가 현충일이 언제인 지 모른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시 설문조사 결과 현충일을 그저 가족 끼리 외식하고 즐기는 공휴일로 알고 있는 초등학생도 13.3%에 달하는 등 기념일의 변질이 심각한 수 준”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소시모)’ 문은숙 기획실장은 “특정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의미 없는 기념일이 난무하고 있다”며 “업계의 마케팅 전략에 소비자가 놀아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 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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