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업무차 영국에 출장갔던 김모씨(46·부산 해운대구 좌동). 그는 저녁에 호텔로 돌아오면 꼭 인터넷
에 접속해 회사에 e-메일로 보고할 사항을 전하는 한편 중3 아들에게도 메일을 보냈다.
한창 사춘기를 겪으면서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리던 녀석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조금씩
말문을 열어가던 아들과의 대화가 출장이 길어지며 소원해진 걸 e-메일로라도 공백을 메우려 한 것.그런
데 둘이서 말로 할 땐 그다지 내심을 밝히지 않던 녀석이 e-메일로는 여러가지 속깊은 얘기까지 하는
걸 발견했다.
새로운 변화였다.
김씨도 자신의 중3시절 얘길 하며 '남자 대 남자'로 서로 비밀스런 부분까지 공유하게 됐다.
그런 교감은 김씨가 귀국하고 나서도 계속 이어졌다.
나중에 아들 녀석이 하는 말,"아빠랑 e-메일로 얘기하니까 아빠-아들이란 느낌보다 마치 친구같은 느낌
이 들었어요." 하지만 대개의 가정이 이렇지는 못하다.
자녀들이 인터넷이나 게임에 너무 빠져들어 고민이라는 집들이 많다.
아이들이 왜 그러는 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도 많다.
자녀들이 인터넷이란 사이버 세계로 치닫는 사이 부모들은 제자리 걸음을 한다.
때로는 무관심 때문에,또 때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 자녀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먼저 자녀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사용내용
을 알 필요가 있다.이럴 땐 자녀에게 인터넷 사용일지를 기록하도록 해보면 어떨까. 사용 시간과 사용 내용, 목적 등을 기
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보면 자녀의 인터넷 사용의 대강을 파악하게 되고, 자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무엇이 문제인가 청소년들이 인터넷 상에서 일으키는 문제는 크게 인터넷 중독,사이버 범죄,일반
윤리적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특히 중독이 되면 가상공간과 현실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지고,일단 인터넷을 시작하면 그만두지 못하는
등 전형적인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족과 마찰이 생겨도,수면 시간을 줄여가면서도,학교 가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인터넷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접속하는 정보의 종류다.
음란물이나 자살 사이트, 범죄 사이트, 반사회적 사이트 등이 자녀들을 치명적으로 해치는 것들이기 때
문이다.
또 지나친 과다 접촉도 문제다.
하루에 1시간 이상 인터넷을 붙잡고 있거나 책 읽기나 학과 공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을 하느라
보내는 경우라면 일단 경고음이 켜진 것. 비용도 문제다.
최근들어 게임이나 음란물들 상당수가 유료화되면서 자녀들이 핸드폰이나 부모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
우도 많다.
# 인터넷 중독,왜 생기나 그렇다면 자녀가 왜 인터넷에 빠져드는 지를 알아야 한다.그 이유는 게임 자체의 재미도 재미겠지만 그게 한 때 유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가 안되기 때문에 접했다가 그만 빠져버리는 것이다.
자녀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는데 우울감이나 낮은 자존감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뚜렷이 할 놀이가 없는 경우나 외로움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대개는 부모의 결손이나 맞벌이 등으로 인한 돌봄이 부족한 아이인 경우다.
#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자녀 지도는 부모가 가장 중요하다.자녀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때 자녀의 인터넷 잘못된 사용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놀라지 말고 차분히 생각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
다.
따라서 처음부터 지나치게 문제를 확대하지 말고 자녀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한다.
흔히 인터넷의 역기능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잘 활용하면 자녀와의 의사소통 기구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 하병석 성심정보고 교사는 "학교와 교사도 중요하다"며 "학부모는 자녀 지도를 위해 교
사와 언제나 손잡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자녀 지도를 위한 여러 자료들을 모으고, 항상 학교 생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
다.
교사와 전화통화 뿐아니라 이메일 등을 통해서도 항상 학생 지도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게 좋다.
이 때 부모는 자녀 앞에서 교사를 비방하는 걸 삼가야 한다.
평소에 교사의 말을 잘 따르도록 지도하는 것이 자녀의 문제점 해결을 할 땐 정작 대단히 중요하기 때
문. 또한 주변의 인터넷 중독강연이나 교육이 있으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하고,필요한 경우 전문
의를 찾는 것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중독이 여타의 다른 비행 요인과 결합하는 경우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인터넷 중독 학생이 밤샘 게임을 하기 위해 외박을 하거나, 음란물 중독자가 불건전 이성 교제를 하게
되면 질병이 생겨 합병증과 같은 경우가 된다.
따라서 그 해결도 더욱 어렵다.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정신과 의사를 찾아 치료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
다.
윤성철기자 cheol@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