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행정,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은 공무원 마음대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1-08 오전 10:20:00


기초생활수급자와 급여액이 담당 공무원 마음대로 결정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또 다른
차별을 양산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 마음대로 주먹구구식 운영

경기도 광명에서 초등학생 딸과 단 둘이 생활하는 1급 지체장애인 서모씨(40). 서씨의 유일한 수입은 정
부가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 급여다.

그런데 서씨는 최근 자신이 받는 급여액이 기준보다 적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의를 제기해 28만원이던 수
급액을 46만원으로 조정받았다.

서씨는 "월세 30만원을 언니가 내주는 것을 무료임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사적이전소득으로 본 것이었
다"고 설명했다.

위암판정을 받은 후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된 강원도 원주의 김모씨는 지난 7월 첫 급여로 11만원을 받
았다. 자녀를 둔 2인 가구의 급여로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갖추고도 수급대상자로 지정받지 못한 일도 있다. 불규칙한 파출부 일로 2남 1녀
를 키우는 원모씨(39)는 올해 초 자신이 수급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았다.

그러나 세 번을 방문하고도 거절당했다. 원씨는 "제가 잘 모르니까. 창피한 것도 있고. 그래서 그냥 나
왔다"고 말했다. 다행히 원씨는 한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받아 월 47만원의 급여
를 지원받고 있다.

이처럼 기초생활보호 수급자 선정과 급여결정은 각 지역 담당공무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에는 수급자 선정과 급여 조정을 상담해 오는 사람이 한달 평균 140여명에 달한다.
상담자의 90% 이상은 실제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구소측은 밝
혔다.

상담자의 90% 이상은 실제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 보장받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과 급여액 산정이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공무
원들이 지침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서씨는 동사무소 직원의 실수 때문에 정부 기준 급여액보다 18만원을 적게 받아왔다. 결혼한 서
씨의 언니가 월세를 대신 납부해 주던 것을 해당 공무원은 서씨의 고정 수입으로 여겨 지급액을 삭감한
것이다.

시청 사회복지 공무원은 “제3자든 누구로부터 보조받는 부분인데, 그걸 잡는 근거에 있어서 사회담당
이 잡기에는 부족한 근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미령 상담실장은 공무원들이 지침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애꿎은 서민들이 피해를 보
고 있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공무원들이)지침을 잘 모른다"며 "규정을 제시하면 본인들은 모른다고 시인은 못하지만 대
체로 ‘알았습니다. 다시 조사해서 다시 주겠습니다’ 고 많이 말한다”고 전했다.

일선 사회복지사 수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공무원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할 인원은 평
균 1200명. 1인당 700명인 일본과 대조를 이룬다.

일선 공무원들의 원칙없는 행정이 빈곤층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겠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를 무
색하게 만들고 있다.

CBS사회부 도성해/최경배 기자 ckbes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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