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베이비붐 세대의 비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0-28 오전 11:36:00

한국의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장 국내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후 대책이 막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 전쟁 이후 1955년부터 9년에 걸쳐 태어난 인구를 말한다. 현재 이 세대의
인구 수는 816만명인데, 이는 총인구의 16.8%로 타 세대들에 비해 가장 큰 인구 비중이다.
이 세대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전쟁 세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생활
과 교육 여건 속에서 성장하였으나, 신세대들처럼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자라지는 못해 1950~60년대 개
발시대의 궁핍함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세대다.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 사회로 진출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고등교육을 받
은 양질의 인적 자원으로 외환위기 이전까지 고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의
막내격으로서 디지털 문화의 주류로서 자리 잡지는 못하였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성년이 된 1980년대 이
후에는 이들의 급속한 주택 수요 증가로 부동산 거품이 유발되었고, 세계화 시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한 이들은 고액 과외와 해외 유학을 주도하여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이기
도 하다.

우울한 예상이지만 또 하나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근로 연수가 짧은 반면 소득
없는 긴 노후 생활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 될 것 같다. 2005년 현재 42~51세에 걸쳐 있는 국내 베이비붐
세대들은 조만간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는 반면 늘어난 수명으로 20~30년 이상의 노후 생활을 대비해
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기업의 법적 평균 정년 연령은 57세이나 실제로 직장을
그만 둔 나이는 53세로 조사되었다. 반면 2002년 현재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40세의 기대여명은 38.59
년, 45세는 33.99년, 50세는 29.52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하면 지금 45세인 직장인의 경우 앞으
로 약 8년 후 은퇴하여 약 28년 동안 백수의 노후 생활을 해야 하는 셈이다. 인구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
는데 외환위기 이후 일반화되고 있는 구조조정 등으로 비자발적 퇴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노후 대책은 막막할 뿐이다. 이들은 가장으로서 가장 큰 숙원인 내 집 마련을 위해 모
든 것을 투자했기 때문에 수중의 재산이라고는 대개가 집 한 채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으로 정부의 강력
한 부동산 대책에 의해 집값마저 계속 떨어진다니 더욱 눈앞이 아득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걸핏하면 부
실의 표상으로 거론되는 국민연금을 믿고 있을 수도 없다. 더욱이 이들은 잘사나 못사나 부모를 봉양하
며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지만, 핵가족화가 보편화되는 세상에서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얹혀산다는
것은 꿈도 꾸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들의 말 못할 고민을 지금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이들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 전체
가 곤경에 빠질 우려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후 소비 급감 및 세대간 갈등과 같은 심각한 경제
적·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까닭이다. 우선 정부는 임금피크제 등 새로운 근로 조건 정착 등을
통해 숙련된 고령 노동자의 고용 및 활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베
이비붐 세대들의 자구 노력역시 절실히 필요하다. 인생 ‘이모작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인생
관의 확립과 능력 개발이 살 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상무
■ 1960년 서울 출생/ 82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 84년 성균관대 경제학 석사/ 86년 한국산업경제연구
원/ 88년 현대경제연구원/ 98년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2004년 1월~현재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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