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범칙금은 "사고줄이기"에 쓰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0-28 오전 11:31:00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선진국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4년 기
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3.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1.9명보
다 2배, 스웨덴 영국 일본의 1.1~1.2명보다 여전히 3배 이상 높다. OECD에 가입한 30개 국가중 29위다.
따라서 교통사고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하고 민간기업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사고 줄이기에 앞장서
야 한다.

정부가 현재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재원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교통
범칙금과 과태료로 운용되는 `자동차교통관리개선특별회계'(이하 자특회계)다. 올해는 연 5800억원의 교
통범칙금과 과태료가 교통사고 예방에 사용되고 있다.

또하나 교통세를 재원으로 하는 `교통시설특별회계'(이하 교특회계)가 있다. 연 13조원의 재원이 도로,
철도, 해운, 항만, 광역교통관리계정으로 나눠 사용되고 있는데 교통시설 보수 및 확충에 필요한 자금
이 나오는 회계인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특별회계를 폐지해 일반회계에 흡수키로 결정함
에 따라 교통사고 예방사업에 쓰일 중요한 재원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

◇교통범칙금은 사고예방에 써야=자동차교통관리개선특별회계법(이하 자특법)은 경찰청이 주무부서며,
교통사고특별회계법(이하 교특법)은 건설교통부 관할이다. 두 법안은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둘다 내년
12월 31일까지만 운영된다.

정부는 지난 5월20일 대통령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연내에 특별회계를 폐지해 2007년부터 일반회계로
흡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과 건설교통부는 특별회계 폐지법안을 11월까지 정부입법안으로
만들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시민단체와 손해보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청과 건교부는 둘다 교통사고
와 관련이 있는 부서기 때문에 특별회계 재원의 상당부분을 교통사고 예방에 사용해 왔지만 일반회계로
흡수될 경우 교통사고 예방과 관련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교통범칙금 등은 당연히 교통사고 예방과 관련된 사업에 사용돼야 한다"며 "이 재원
이 일반회계로 흡수될 경우 교통사고 예방사업은 대폭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교통사고 예방에 적극 나선 이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경찰청에 따
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6563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1991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교통
사고 사망자수가 반으로 줄어든 기간은 세계 최단 수준이다. 따라서 교통사고 예방사업에 사용할 수 있
는 특별회계가 없어질 경우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다시 늘어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교통범칙금을 전액 교통사고
예방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 범칙금 등을 사고 예방에 사용
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회계 보완해 10년 연장해야 =교통관련 시민단체와 손보업계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특별회계를 폐
지할 것이 아니라 더 보완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안전연대 등 교통관련 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17
일 국회에서 교통안전 예산확충과 이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법돚제도 공청회를 개최했다.

시민단체들은 자특법의 경우 기존 교통범칙금 외에 음주운전, 뺑소니 운전자가 내는 교통벌금도 자특회
계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 예산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 시민모니터, 비용-편익 분석, 연구ㆍ개
발(R&D)사업 등을 세출항목에 삽입하고 이 회계의 운용기간도 10년 간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
다.

교특법 역시 세출항목에 기존 도로 철도 항만 등 5개 계정 외에 교통안전계정을 신설해 교통사고 예방예
산을 확보하고 운용기간도 10년 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억 안전연대 사무총장은 "한국의 교통
안전 투자재원은 미국 교통부 교통안전예산과 일본 교통안전예산의 3~4%에 불과하다"며 "우리도 교통안
전재원을 대폭 확충해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2개 법률의 존치와 10년 기간연장을 반영한 의원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
이다. 65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선진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의 간사인 윤 의원은 현
재 이 입법안의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 150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이 입법안이 통과될 경우 자특법은 연 5800억원의 교통안전예산이 추가로 늘어나고 이
예산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교통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
특법의 경우 연 7000억원 이상이 국도, 고속도로의 교통사고 다발지점 개선과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예
방사업에 적극 투입돼 사고를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희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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