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공포감에 너도 나도 예방접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0-25 오전 10:46:00
조류독감 공포감에 ‘너도 나도 예방접종’

[경향신문 2005-10-24 19:06]



서울 강남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24일 회사에서 단체로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이날 서울시내에서
실시된 독감접종은 조류독감 공포의 여파로 참여율이 평소보다 높았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되자 시민들이 폭발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류독감이 지구촌으로 번지면서 어쩌면 재앙을 부를지 모른다는 외신보도가 나오자 경각심이 높아진 때
문이다. 조류독감과 독감백신이 직접 관련은 없지만, 일단 독감에 걸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이다.

◇보건소마다 장사진=서울 강남구 등 8개구에서 노인 등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에 들어간 24
일 보건소마다 노인들로 북적거렸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45만명이 우선접종 대상자
이나, 보건소마다 ‘언제 나도 접종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일반인들의 문의전화가 계속 울렸다. 종로구
등은 지난 21일부터 이미 예방접종에 들어가 서울시 전지역 보건소가 접종을 진행 중인 셈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80여건의 문의전화가 오는데 40대 남성이 많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최
근 물백신 파동을 언급하며 ‘보건소에서 맞겠다’고 고집을 피운다”고 전했다.

병원에도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시민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병원은 “2주전부터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했는데 하루 1~2명이던 것이 지난주 4~5명으로 늘었다”며 “다른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덤으로 접
종하고 가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기업체의 단체접종도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기업체 50여곳과 건강검진 계약을 맺었다는 모 병원 관계
자는 “의료진 출장 요청이 몰리는 등 단체접종 문의가 지난해보다 배로 늘었다”며 “여력이 없어 다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관들도 독감예방에 대한 관심은 다르지 않았다. 지난 17일 서울시경찰청이 청사 내에서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직원인 540여명을 상대로 단체접종을 실시했다.

◇백신 공급은 충분할까=회사원 김기향씨(30·여)는 “지금껏 독감 백신을 맞은 적이 없지만 올
해는 조류독감 걱정 때문에 맞아둘 작정”이라고 말했다.

유럽 일부에서도 조류독감 공포가 번지면서 독감백신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조류독감은 예방백신
이 아직 없어 독감백신이라도 맞아놓아야겠다는 심리가 확산된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는 “가장 커다란 위험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일반 독감 바이러스
가 동시에 감염되는 경우”라며 “두 바이러스가 재조합 및 변이를 일으킬 경우 사람간 전염을 일으키
는 변종이 될 수도 있으므로 예방가능한 인간 독감 바이러스부터 철저히 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조류독감이 인체에 감염된 경우는 없으며 독감백신과 조류
독감 간 상관관계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올해 특별히 수요가 늘 것으로는 보지 않았기 때문
에 지난해 수준인 1천6백만명 분의 독감백신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관순기자 quans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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