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숙강(肅降)의 계절. 즉, 천지자연이 엄숙해지고 맑아지며 장차 겨울을 대비
해 기운이 가라앉고 갈무리하는 시간이다. 가을 찬바람이 불면서 날씨가 건조해지기 시작하면 나무들이
낙엽을 떨어뜨리고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면 인체의 피부도 거칠어지며 피로에 지치기 쉽다. 이러한 가을
의 서늘함으로부터 간의 기운을 지켜주는데 좋은 게 구기자가 아닌가 싶다.
예로부터 구기자는 불로장생한다는 신선약으로 알려진 약재로 일찍이 진시황도 복용했던 것으로 전해지
고 있으며 옛날 장수하는 가문이 있어 비결을 알아본즉 구기자 뿌리가 우물 속까지 뻗어 그 물을 마셨
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구기자나무는 가지과의 낙엽관목으로 여름에 담자색의 꽃이 피며 열매는 빨갛고 둥근 타원모양이다. 칼
륨,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C, 불포화 지방산, 아미노산, 루틴, 베타인 등의 성분을 함유하
고 있다. 이중 루틴과 베타인이 혈당 및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켜 동맥경화, 고혈압을 예방하
고, 알코올 해독효능이 뛰어나 숙취에 특효하며 지방간을 예방한다.
또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육류, 곡류의 다식으로 산성화되기 쉬운 혈액을 중화시켜 주므로 면역기능 향
상, 피로 회복을 돕는다. 병을 앓고 난 후, 수술 후에 구기자로 죽을 끓여 먹으면 인체의 생리작용을 원
활히 하므로 회복을 빠르게 한다.
평소에 구기자의 약간 덜 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수시로 차로 마시면 노화방지, 피부미용
에 도움이 되며, 카페인 성분이 없어 밤에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내상으로 몹시 피로하고 숨쉬기도 힘든 것을 보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양기
를 세게 한다. 정기를 보하며 얼굴빛을 젊어지게 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
시키며 오래 살 수 있게 한다’고 하여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구기자를 많이 사용하여 왔다.
가을은 모든 생물이 여름내 땀 흘린 결실을 맺는 계절로, 몸의 약점을 보완하여 겨울을 잘 날 수 있도
록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몸이 허약해지기 쉬운 요즘 환절기에 구기자를 종종 섭취한다면 여름내
무더운 날씨와 과로에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다스리고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