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의 IT 환경전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8-25 오전 10:16:00
“친환경 정보기술(IT) 제품만 살아남는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유럽연합
, 미국, 일본 등 각국이 잇따라 전자·정보통신기기 제품 환경규제에 나서면서
관련 업계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제에 대책을 강구하느라 바쁘다.

이제 환경규제 관련 문제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할 수밖
에 없다. 유럽연합회(EU)를 비롯해 미국과 호주 등 선진 시장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중국도 환경규제 장벽을 치고 있다.

국내기업의 주요 수출무대인 유럽의 환경장벽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들을 중심으
로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유럽시장은 우리나라 전자제품 수
출의 19%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으로 EU는 내년 7월부터 전기, 전
자제품에 유해물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을 시행,
환경에 큰 비용을 투자하지 못했던 기업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환경규제 대책을 서둘렀던 외국기업들의 경우, 지난해부터 중고 PC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왔으며 친환경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세계 PC 판매 1위업체인 델은 지난 6월 유럽 최대 휴양지 중 한 곳인 모나코
몬테 카를로에서 친환경 PC를 공개한 바 있다. 친환경 노력을 강조하는 마케팅
으로 벌써부터 유럽시장에 선수를 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기업과 관련제품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강원대 윤동원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컴퓨터, 프린터 등 새로 구입한 IT 제품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VOC), 포름알데히드(HCHO) 등 유해물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방출됐다고 한다.

출고된 지 5일 가량 된 국산 컴퓨터의 경우, 미국의 오염물질 관리 민간인증제
도인 ‘그린가드(Green Guard)’의 생활가전 VOC방출 허용기준에 4배에 육박하
는 수치의 VOC가 방출됐으며 프린터는 더욱 심각해 최고 12배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환경규제에 발 빠르게 대처한 외국 제품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친환경제품과 규제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출시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RoHS에 대응해 ‘유해물질 제로’선언을 하고 유해물질 성분
분석 시험소와 그린파트너십, 유해물질 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친환경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소기업의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은 국내 대기업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
다. 이들 업체들은 관련 정보가 부족할뿐더러 환경규제에 따른 제조업체의 원
가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 정부를 비롯한 단체의 활발한 지원이
필요한데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기능이 위협 받고 있는데도 당
사자인 기업은 비용과 정보 부족으로 마음만 분주하고 대응방안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어 정부 대책만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전자산업계에서 ‘웰빙’으로 자리잡을 환경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웰빙
에 버금가는 이슈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환경규제라는 상황을 단지 ‘비용’이 더 들어가야 하는 골칫덩어리
가 아닌 ‘기회’로 생각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환경규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 함으로써 환경전쟁에서 살
아남아야 할 것이다.

[김진군 델컴퓨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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