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일본 교육 개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8-25 오전 10:13:00
지난 6월 16일 오사카 부립(府立)체육관에서 열린 우동체인회사 구루메키네야(
グルメ杵屋)의 주주총회.

총회장 앞줄엔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은 중학생 46명이 앉아 있다. ‘주총에
중학생이라니….’ 날짜나 장소를 잘못 알고 찾아왔다가 식이 시작되자 꼼짝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진다. 그러나 나름대로 심각한 표정으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주주들에게서 많은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경영은 쉬운 게 아닌 듯
싶다”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겠다” 등이 중
학생들 주주총회 관람평이다.

이들은 하츠시바사카이(初芝堺)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 ‘벤처교육’시간을 이
용해 주총장을 찾은 것이다.

벤처교육은 이 학교에만 있는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직접 느껴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독특한 수업이 시작된 계기는 91
년 구루메키네야의 무쿠모토 히코유키 회장이 이 학교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부
터다. 당시 학교 이사진은 재정이 어려워지자 기업가인 무쿠모토 회장에게 학
교 경영을 위탁했다.

이후 무쿠모토 회장은 학교 재정 건전화와 함께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교육
을 실시하게 됐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할 중학생들이 입시만을 생각하
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것이 무쿠모토 회장의 설명이다. 죽자 사자 공부해 대
학에 가지만 이후의 인생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결국 ‘적당한’직
업만 찾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직장 선택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는 얘기다.

수업시간에는 프레젠테이션과 커뮤니케이션 등은 물론 개별 직종에 대한 설명
회 등도 실시한다. 직접 T셔츠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고 간사이(關西)국제공
항에서 인턴으로 일 해보면서 직장생활을 배워나간다.

 
■직업 체험 상품도 나와■
하츠시바사카이중학교의 독특한 수업이라 생각되지만 최근 일본에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류(村上龍)는 청소년들이 관심이 많은 541가지 직업에 대한 정보를 모아 ‘13
세의 헬로 워크’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소년 직업 교육 상품도 나왔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도쿄에 수학여행 오는 학생을 대상으로 독특한 체험
학습 상품을 내놨다.

도쿄 스미다(墨田)구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장인에게서 직접 ‘물건 만들기의
즐거움’을 배우는 것이다. JTB관계자는 “장인 체험을 통해 철저한 직업정신
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아예 직접 창업에서 청산까
지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사도 있다.

NTVP(일본테크놀로지벤처파트너즈)는 학생들이 창업에서 청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학생들이 아이템을 정해 기
업을 창립하고 투자가를 모아서 실제로 운영한다. NTVP 측에서 고용한 대학생
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학생들의 기업에 현금을 직접 투자한다. 또 판매기
한이 다 끝나면 결산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 역시 현직 공인회계사가 직접 감사
한다. 이후엔 주주총회도 열어야 한다.

이들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모두 자선단체 기부 등의 형태로 사용된다. 수익
이 남는 사업은 아닌 셈. 그러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에게 정확한 직업관을
갖게 하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는 고이즈미 총리 말처럼 대외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청소년 교육을 실시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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