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스병, 손발 떨리고 힘없이 넘어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7-13 오후 2:57:00
◆100세까지 팔팔하게 / 파킨슨병◆
동작이 느려지고 걸음걸이가 안 좋아진다면?

올해 73세인 박인손 할머니(가명)는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덜덜덜 떨리고 걸을 때도 왠지 힘이 없어서 병
원을 찾았다. 다리 떨림 현상은 2년 전부터 시작됐으 나 가족들이 병원에 가보자고 권해도 할머니께
서 "요즘 기력이 떨어지고 피곤 해서 그렇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방치했다고 한다. 그런
데 서너 달 전부터는 손까지 떨리기 시작하고 걸을 때 힘이 없으며 자세도 구부정해진 것을 알고서야 병
원을 찾았다.

박 할머니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중풍. 친정 부모님이 모두 중풍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기 때
문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나도 중풍이구나, 중풍은 못 고치는 병인데' 하고 혼자서 속으로만 꿍꿍 앓
고 있었던 것이다.

박 할머니를 진찰했을 때 진전증(손발떨림), 서동증(둔한 움직임), 근육 강직 과 같은 파킨슨 증세가 있
었으며 그 동안 병 진행 상태, 뇌 MRI 촬영 소견과 도파민수용체 검사 결과를 종합해 파킨슨병으로 진단
했다. 항파킨슨제제를 투 여하였고 적극적인 운동과 식사 조절도 병행하도록 권했다.

한 달 후부터 증세가 뚜렷이 좋아지면서 덜덜덜 떨리는 다리 때문에 더 이상 창피하지도 않게 되고 자세
가 좋아지면서 예전처럼 성큼 성큼 걸어다니게 되었 다.

박 할머니는 "중풍으로 지레짐작하고 마음고생했던 지난 2년이 긴 악몽을 꾼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
다.

◆ 파킨슨병 유래=파킨슨병은 1817년에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 런던 근교 개업의사가 몸이 떨리고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환자들을 자세히 기록해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이러
한 질환이 뇌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 후 학자들이 그 의사 이름을 따 이런 질환을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 e)'이라고 부르게 되었
다.

파킨슨병은 흔히 주위 사람들에게 '행동이 굼뜨다' '느리다' '멍청하다' '힘이 없다' 등과 같은 지적을
받게 된다. 어깨나 등이 짓눌리면서 아프고, 온몸이 굳어 불쾌감이나 통증이 잘 일어나며, 많이 진행됐
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실수 로 자꾸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초기에는 단지 쉽게 피곤해 하거나, 움직임이 둔하며, 간혹 수전증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파킨
슨병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1960 년 파킨슨병 환자 뇌에서, 특히 흑질 부위와 선조
체 부위에서 '도파민(dopamin e)'이란 물질이 감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질병에 대한 치료에 새
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결국 이 부족한 물질을 보충함으로써 증세가 호전되고, 이를 위한 많은 약물들 이 개발돼 치료에 이용되
고 있다.

◆ 파킨슨병과 구별해야 할 질환=파킨슨병 외에 뇌 이상에 의해 행동이 느려 지거나, 몸이 굳거나, 손
이 떨리는 병이 많이 있다. 이런 질환들은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엄밀하게는 차이가 있
으므로 전문의에게 세밀한 진 찰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면 '본태성 진전'이라고 본래 손을 떠는 병이 있는데 이 병은 파킨슨병 처럼 몸이 굳어지거나 느
려지지 않는다. 뇌졸중이 생겨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 기도 해 박 할머니처럼 아직도 많은 사람이 파킨슨
병임에도 불구하고 뇌졸중 혹은 중풍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불안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긴장된 모습, 관절이 아파서 서서히 걷는 행동이 파 킨슨병으로 오해받을 수
도 있다.

◆ 노년에 많이 발생=파킨슨병은 20세 이하 젊은 시기부터 80세 이상까지 어 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인 인구에서 많이 발생하 며, 노년에 가장 흔한 만성퇴행성뇌질환 중 하나
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10 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파킨슨병은 과거에는 발병 5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정도가 25%에 달할 정도 로 무서운 병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치료법과 치료제가 개발돼 증상을 경감시키고 운동장애로 인한 합병증을 감소시켜 정상
인 평균 수명과 차이가 없으며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
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를 받으 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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