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개화의 이국정서가 피어나는 항구도시 하코다테(函館)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6-29 오후 3:37:00
일본의 최북단에 위치하는 홋카이도는 면적 약 8만3500평방미터로 스위스와 덴마크를 합친 것과 같은
크기로 일본 국토의 약5분의1을 차지합니다. 19세기에 들어와 본격적인 개척이 이루어졌으며,
그 때까지 거의 개척되지 않았던 대지에 일본의 다른 도시에는 없는 서양풍의 거리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 중에도 홋카이도 남부도시 하코다테는 쓰가루 해협을 끼고 혼슈의 아오모리 현과 마주하고 있어,
일찍부터 홋카이도의 현관으로 번영한 도시입니다. 1859년에 요코하마, 나가사키와 함께 일본 최초의
국제항구로서 개항하여, 지금도 그 당시를 회상하게 해주는 서양풍의 건조물이 다수 보존되어 있습니
다.

하코다테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JR 하코다테 역의 서쪽에 있는 아침시장에 발을 옮겼습니다. 사면이 바
다인 홋카이도는 풍부한 해산물의 보고입니다. 도내에는 신선한 해산물과 야채,과일 등을 취급하는 서민
상대의 시장이 몇군데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약 400점포가 있는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그 규모와
물건수의 풍부함에 있어 도내 제 1,2위를 다툽니다.
”어서 오세요, 손님. 신선한 겝니다, 게”
”한번 맛이라도 봐 보세요”
 여기저기서 가게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옵니다만, 아침시장에서의 올바른 구매방법은 상품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는 가게에서 살 것, 그리고 반드시 맛을 보고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도 얼른 홋
카이도 명물 멜론을 맛보았습니다. 달고 과즙이 가득한 미각이 입안 가득히 퍼져 나도 모르게"한 조각
더 주세요"라고 했을 정도. 성게, 연어알, 가리비 등을 듬뿍 사용한 요리를 내놓는 가게도 있어 아침식
사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아침시장은 새벽 5시부터 정오까지 열리며 혼잡한 시간은 오전 9시
가 지나서부터. 느긋이 둘러보고 싶다면 그 전에 가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시장에서 배를 채운 후 하코다테 역 앞에 돌아와 1일 자유정기관광버스「준칸 프리 타임코스」에 올
랐습니다. 처음 향한 곳은 시의 북쪽에 있는 “고료카쿠 공원”. 1855년에 만들어진 일본 최초의 서양
식 성곽터로 현재는 국가의 특별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고료카쿠"라는 것은 다섯 뿔, 즉 별모양
을 의미합니다. 비행기로 하코다테 상공에 들어오면 바로 앞에 눈에 들어오는 것도 정오각형의 이 공원
입니다. 별모양의 성은 방어하기에 좋아, 전란이 계속되었던 중세 유럽에는 꽤 많았다고 합니다.


공원에 인접한 높이 60미터의 고료카쿠 타워의 전망대에 올라 보았습니다. 별모양 주변은 해자가 둘러
져 있고 푸른 나무로 우거져 있습니다. 봄에는 약 1700그루나 되는 벚꽃이 활짝피어 공원을 물들인다고
하는데, 해자의 수면에 벚꽃이 비치는 모습은 한층 더 각별하다고 합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약 15분, 시의 교외에 있는 트라피스티느 수도원에서 하차. 이곳은 지금부터 100년
전에 프랑스에서 파견나온 8명의 수녀에 의해 창설된 일본 최초의 여자수도원입니다. 문을 들어서면 천
사장 미카엘상이 방문객을 반깁니다. 그 앞에 선 순백의 마리아상의 등 뒤에는 기와를 엊은 아름다운 성
당이 있습니다만, 우리가 견학가능한 곳은 성당의 정면까지 뿐입니다. 그 안쪽에서는 지금도 약 70명의
수녀가 시트파의 엄한 계율을 지키며 은둔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지 내에 있는 자료전시실에서는 수
도원의 일단을 사진패널로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돌아갈 때에 전시실 옆에 있는 매점에 들러 수녀들이
만든 버터사탕과 프랑스풍의 케이크를 샀습니다. 첨가물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그 맛은 마치 수녀들의
깨끗하고 순결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듯 합니다.


트라피스티느 수도원을 나오면 버스는 도내 굴지의 유량을 자랑하는 유노카와 온천마을을 지나 쓰가
루 해협을 따라 이사리비 가도를 달립니다. 차창으로 새파란 바다경치를 즐기고 있노라면 어느새 하코다
테 산의 산기슭에 있는 모토마치에 도착합니다. 이 주변은 근대문명의 개화와 함께 일본에 들어온 외국
인의 거류지역이었습니다. 러시아풍의 비잔틴양식의 하코다테하리스토스 정교회를 비롯한 교회군과 구
영국 영사관, 일본풍과 서양풍을 절충시켜 만든 민가 등 외국풍의 건축물이 많이 모여있어, 어디를 봐
도 이국정서가 넘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목조 콜로니얼 양식의 구 하코다테 공회당입니다. 큰불로 다 타버린 마을
회관 대신 1910년에 세워졌으나 주로 천황 등 요인의 숙사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내부의 르네상스풍
장식이 눈길을 끕니다. 2층 발코니에서는 발밑의 모토마치 거리와 하코다테 항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 습니다.


하코다테 구 공회당을 나와 벽돌담과 돌바닥이 이어지는 모토마치의 산책을 즐기고 있노라면, 종소리
를 표현하는 일본어 "강강"에 사원 사를 붙여 일명 "강강 사"라는 애칭으로 알려져 있는 하리스토스 정
교회의 종소리가 저녁을 알려, 서둘러 하코다테 산의 로프웨이에 올랐습니다.

해발 334미터의 하코다테 산은 곶과 같이 해상에 돌출한 멋진 해상 전망 장소입니다. 125인승의 대형
곤돌라가 약 3분이면 정상의 전망시설까지 데려다 줍니다. 하코다테 항과 쓰가루 해협에 끼여 있는 좁
게 구비트는 모습은 하코다테의 독특한 경관으로, 일몰과 함께 떠오르는 거리의 가로등이 차츰 밤하늘
에 빛나기 시작하는 모습은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홍콩, 나폴리와 함께 세계 3대 야경이라
고 일컬어지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하코다테 산을 등 뒤로 언덕길을 내려가, 마을의 풍물시라고도 할 수 있는 시전차가 달리는 큰 길을 건
너면 그 곳이 베이에리어입니다. 역사를 느끼게 하는 추억어린 건물들의 보고입니다.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붉은 벽돌의 구 창고군. 지금은 개조되어 호프집과 레스토랑, 쇼핑센터, 박물관 등 다채로운 시설
들이 들어 있습니다. 오늘 밤은 전광장식으로 채색된 항구를 바라보며 해산물 요리를 맛보기로 하였습니
다. 우선은 로맨틱한 하코다테의 야경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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