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화는 의학교육의 흐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5-16 오전 10:34:00
몇 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회의석상에서 그룹의 체질 개선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임을 강조
해 화제가 됐던 말이다. 당시 한국은 국제금융시대를 맞아 그동안 갇힌 우리만의 세상 속에서 국제적인
기준 즉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새로운 정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사실상 마누라와 자식까지 바꾼다
는 심정으로 몸부림쳐야 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몇 년전부터 대한민국의 의대교육에도 이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것도 아주 거세게. 근대의학
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근 12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학제변경에 대한 시도가 그 좋
은 예라 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 설립된 신생의대들을 중심으로 4+4학제로 대변되는 의학전문대학원으
로의 전환이 시도되고 있고 전통을 자랑하는 몇몇 의대들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둘러싸고 찬반양론
이 뜨겁게 닳아 오르고 있다. 도입을 찬성하는 쪽은 우리나라 의대교육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단선적이
어서 다가오는 21세기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사회에 걸 맞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 의학전문
대학원 전환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반대하는 쪽의 입장은 아무리 학제가 바꿔도
대다수의 의대생이 임상의사가 되는 지금의 현실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며 괜히 2년 연장된 학제로 비용
부담만 늘릴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현재 11개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상태라 적
던 많던 6년 의대학부와 의대교육은 변화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서게 됐다 .



이런 변화의 바람이 학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구체적인 교육목표와 프로그램의 변화까
지 가져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각 의대에서 일고 있는 특성화교육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연세의대가
비교적 가장 앞장서 이끌었던 특성화 교육은 입학하는 순간부터 의사면허증을 약속받는(의대에 입학해
의사면허증을 손에 쥐게 될 확률은 거의 95%를 상회한다.) 현 의대교육의 단점을 문학이나 법학, 기타
다양한 사회분야를 일정기간 동안 맛보며 극복한다는 취지다. 몇 개월의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만족할 만
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해당 의대생들의 반응을 보면 시행의 긍정적
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의대에서 치러지던 전통적인 시험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표준환자(standard
patient)를 이용한 오럴 테스트 실시와 의대생의 임상실습 강화 정도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의대생들
의 반응은 대체로 특성화 교육과 오럴 테스트 실시 등과 같은 새로운 제도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성화 교육은 6년간 단선적인 체제 속에서 진행되는 빡빡한 프로그램에 비해 의대생들에게 다양한 경험
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 오럴 테스트는 책보다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진료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의대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런 학제와 교육
프로그램의 변화의 흐름의 바탕에는 역시 의사 시험제도의 변화가 깔려있다. 어떤 면에서는 의대생의 마
지막 과정과 의사로서의 출발을 연결해 주는 KMA 시험은 변화의 끝과 시작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
트이기 하다. 2007년 도입이 활발히 논의되는 ‘의사 다단계 시험’은 그런 점에서 이런 의대교육과 사
회의 변화를 대변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험방식의 변화는 의대교육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한 주장은 아닐 것이다.



최근 의대교육 과정과 의사면허 시험, 학제의 변화라는 흐름을 한 커플 들춰보면 그 속에는 ‘다양
화’라는 화두가 숨어 있다. 앞으로의 사회는 의사에게 여러 다양한 요구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근
태 복지부 장관이 늘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의료산업을 이끌고 발전시킬 의사도 필요하고, 기초의학이
나 줄기세포 연구, 신약개발 등에 정열을 쏟을 의과학자도 필요하며 의료와 관련된 행정이나 정책연구
를 담당할 의사도 길러내야 한다. 물론 전통적인 임상의사도 배출해야 된다. 변화하는 의사 상에 대한
이런 사회적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학회와 의대들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가지만 의사로서의 시작을 사회
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KMA 시행 기관인 국시원의 변화된 역할은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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