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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 폐지법 2월 임시국회서 통과 무산돼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새 학기를 맞아 일부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수 십만원씩 할당, 학부모들이 '불법 찬조금'이라며 반발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내용으로 관련 법을 개정해 지난 2월 임시 국회에 상정했으나 국회에서 관련 조항이 삭제된 뒤 예년과 똑같은 시비가 반복되고 있는 것.
◆ "학교발전기금이냐, 강제 기부금이냐" = 서울 A고교는 에어컨 설치 및 자율학습 감독 교사 수고비 지 급 등에 쓰겠다며 1학년 학부모들에게 35만원씩 할당했다.
1개 학급이 30명이라면 학급당 1천만원이 넘는 거액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학부모 단체에는 이와 유사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일괄적으로 일정액을 할당했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13일 밝혔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학부모당 10만원 안팎, 중학교는 10만~20만원, 고교는 30만원 안팎, 또 일부 특수목적고 등은 35만~50만원이 배정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
그는 "회장단 학부모에게 '200만원을 모아 내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일부에서는 학교측이 요구하지 않는데도 학부모 모임 주도자가 '자발적으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갹출 하는 사례도 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실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 학부모도 교육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반별로 1천만원씩 모아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 다"며 "없애겠다고 교육부는 매년 호언하지만 학기초만 되면 어김없이 학교에서 손을 내민다"고 꼬집었 다.
다른 학부모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인데 왜 '자발'을 가장해 강제로 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 다"며 "차라리 옛날처럼 육성회비를 받으라"고 일갈했다.
학교발전기금 제도는 1998년 도입됐으며 모금액수가 2001년 1천317억원, 2002년 1천362억원, 2003년 1천 623억원 등으로 늘어왔다.
◆ "학교발전기금 없앤다더니…" = 교육부가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제도 개선 권고를 받은 뒤 지난해 학 부모ㆍ교원단체의 의견수렴까지 거쳐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던 학교발전기금 제도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교육부는 작년 7월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할당식' 불법 찬조금 모금의 빌미가 되 고 있는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내년 1학기부터 폐지한다"고 밝힌 뒤 10월말 이런 내용의 초ㆍ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학교는 일반 개인과 단체의 자발적 기부금은 학교회계를 통해 접수할 수 있지만 해당 학교 재학생의 학 부모나 학부모 단체로부터는 어떤 명목의 기부금품도 받을 수 없도록 한 것.
교육부는 대신 지방교육재정을 확충, 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교육위는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폐지하는 조항만 삭제한 채 다른 내 용을 손질한 법안을 통과시켜 발전기금 폐지 조항은 자동 폐기됐다.
일부 의원이 "발전기금을 폐지하면 불법 모금활동이 음성적으로 기승을 부릴 수 있고 자발적인 기부금까 지 금지해야 하는 지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고 했기 때문.
교육부는 황급히 일선 학교의 혼란을 막기 위해 시ㆍ도교육청에 "발전기금 제도가 존속하니 불법 찬조 금 모금사례가 없도록 지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발전기금 제도가 존속하는 한 강제 모금도 합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순영 의원(민주노동당)은 발전기금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초ㆍ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조만간 마련 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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