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살림이스트" 돼볼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4-07 오전 9:29:00
[한겨레] 내몸도 생각하고
환경도 생각하고

“몸에도 좋고 지구에도 좋은 삶을 살자.” 환경을 살리려는 ‘살림이스트’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
은 도시에서도 친환경적으로 살며 물건을 아껴 쓰되 궁색하지 않게 산다. 권영미(44·인천 부평구 부흥
중학교 교사)씨는 몇 달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밖으로 내다버린 적이 없다. 두 아이를 비롯한 4명의 식
구들이 있는 집 치고는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반찬이야 남김 없이 먹으면 된다지만 과일이나 야채껍질
은 어떻게 할까? 권씨는 “훌륭한 청소부가 있다”고 한다. 이 ‘청소부’는 바로 지렁이. 권씨는 3년
전부터 정토회에서 얻은 지렁이 화분에 과일과 채소 껍데기, 잔반 등을 넣어 지렁이 먹이로 주고 있다.
지렁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우고 분변토라는 질 좋은 퇴비를 배설한다. 이 퇴비에는 매캐하게 코
를 찌르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대신 신선한 흙냄새가 난다. 이 검은 흙을 식물에 주면 생장에 큰 도움
이 된다.

권씨는 지난 해엔 서울기독교여자청년회(서울YWCA)의 도움을 얻어 마련한 ‘지렁이 화분’을 학교로 가
져와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시켰다. 관찰일지를 쓰며 아이들은 지렁이가 징그럽다는 편견을 없앴고, 비
록 어린 시절이었지만 소금을 뿌려 지렁이를 괴롭혔던 일을 가슴 아프게 떠올렸다. 권씨는 “아이들이
생명의 귀중함을 느끼고 자연과학적인 사고능력도 생기는 것 같다고 좋아한다”고 ‘효과’를 전했다.

음식물쓰레기 지렁이 먹이로
일회용 대신 면 생리대 쓰기
우산천으론 장바구니 재활용
친환경적 삶 사는 여성 늘어

서울기독교여자청년회 소비자환경부 허수진 간사는 “지렁이 화분은 많은 음식물을 근원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아니지만 음식물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단체는 희망하는
학교와 가정을 모아 화분을 분양해 ‘음식물쓰레기 제로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가정, 학교, 복지관,
어린이집 등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곳에서 관련 교육을 하고 남은 음식물은 지렁이, 발효흙, 미생물
을 이용해 퇴비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참여한 이들은 9월까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과 퇴비량을 기록해
한 달에 한 번씩 제출해야 한다. (문의 서울기독교여자청년회 소비자환경부 02-3705-6067) 음식물 쓰레
기 줄이기 운동과 더불어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며 못 쓰게 된 물건을 다시 고쳐쓰거나 용도를 바꿔쓰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녹색 가게’, ‘아름다운 가게’ 등 재활용 가게가 늘어나면서 이 추세에 더
욱 불이 붙는 형국이다. 지난 1월 창립해 전국 53개 풀뿌리 재사용·재활용 시민환경단체로 이뤄진 전국
녹색가게협의회는 6월까지 서울, 대전, 부천, 대구, 부산 등에서 ‘재사용·재활용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에코스타일리스트 과정’으로 ‘되살림 강좌’를 연다. 이 강좌에서는 태울 때 다이옥신을 발생하는 일
회용 생리대 대신에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면 생리대 만들기, 수리가 불가능한 우산천으로 앞치마
·배낭덮개·비옷 만들기, 한복 천으로 액세서리 만들기, 쓰던 사기 그릇 등을 이용한 화분 만들기 등
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전국녹색가게운동협의회 김지영 간사는 “못 쓰게 된 물건에 새 생명을 주는
일을 하다보면 생활양식과 삶이 점점 친환경적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문의 녹색가게운동 사무국 02-
725-5828)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지렁이 화분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는 지렁이 화분은 보통 2~3단의 토분으로 돼 있다. 토분이 숨을 쉬기 때문에 적절
히 수분관리만 해주면 지렁이가 화분 밖으로 도망치는 일이 없다. 지렁이 화분 맨 아래에는 지렁이와 분
변토가 든 화분이 있고, 그 위에는 일반 흙에 식물이 심어진 화분이 있다. 음식물은 1주일에 두번씩 주
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엔 과일이나 채소 껍질 등 먹기 좋은 양을 잘게 썰어 조금씩 주다가 점차 양을
늘여간다. 단 수입산 오렌지나 바나나껍질 등 농약이나 방부제가 든 음식물은 지렁이가 잘 먹지 않으니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문의/ 쓰레기문제해결을위한시민운동협의회 02-744-5305, 국립환경연구원 032-
560-7550, 지렁이 홈페이지 www.earthworms.or.kr )



살림이스트가 되는 생활의 지혜

1. 단순하게 살자. 물질적 풍요에 얽매이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친다.

2. 마음의 여유를 가지자. 생태적 삶은 맹목적이 되는 순간 궁상으로 바뀐다.

3. 꾸준히 실천하되 안 될 때는 쉬자.

4.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자. 재미와 호기심이 붙는다.

참조 <자연주의 절약생활>(야마자키 에리코 지음, 이근아 옮김, 이아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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