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해 석탑, 물 뿌려선 안 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4-06 오전 10:58:00
불 먹은 석재에 물은 폭탄, 보존전문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화마(火魔)가 덮친 1300년 고찰 낙산사.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번 화재가 어떤 식으로건 동종을 비롯한 보물 3점 등 이
곳 소장 문화유산들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동종은 다른 금속유물에 비해 용융점이 비교적 낮은 1083도인 구리가 주성분이 이번 화재로 모종의 변형
이 가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문화재 보존전문가 김선덕 엔가드 연구소장은 "우리나라 동종은 대체로 구리와 주석, 아연이 7 : 2 :1
비율인데 아연이 많이 첨가되면 녹는 온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면서 "하지만 800도 이상 고온을 만나
면 동종은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리 합금이 얼마나 화재에 취약한 지는 몽골 침략 때 경주 황룡사가 완전히 불타 내리면서 이곳에서 소
장돼 있던 장륙존상이라는 거대한 불상도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동종보다 더욱 화재에 위험한 문화유산은 상식과는 달리 석조 문화재가 꼽힌다. 특히 한국 석조
문화재 대부분은 재료가 화강암이며, 단단하기로 이름이 높은 이 석재가 실은 역설적으로 화재에는 특
히 약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돌도 불에 탄다. 특히 화강암은 불을 만나면 터져 버린다.

따라서 이번 화재에 보물 제499호인 낙산사 칠층석탑은 특히 그 사후 처리에 주의가 요망된다.

김선덕 소장은 이와 관련, "불 먹은 석조물은 절대 물을 뿌려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한다. 한창 열이
오른 상태에서 갑자기 찬 물을 끼얹으면 그대로 돌이 터져버리고 말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따라서 화재에 따른 사후 수습에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관음보살을 주불로 안치한 원통보전에 모셔져 있던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
과 이곳 후불탱화는 화재가 덮치기 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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