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음악, 연극과 만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3-09 오전 11:10:00
SCP, 이색 베토벤 시리즈 마련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차세대 지휘자 박영민이 이끄는 서울 클래시컬플레이어즈(SCP)가 다소
이색적인 베토벤 시리즈를 마련했다.

극음악 작곡가로서의 베토벤을 조명하는 무대다. 1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베토벤 인 드라마'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5월 18일 '베토벤 인 발레 & 오페라'(호암아트홀), 7월 17일 '앱솔루트 베토벤'(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으로 이어진다.

첫 무대인 '베토벤 인 드라마'에서는 연극과 관련된 베토벤의 음악, 즉 '아테네의 유적 서곡
Op.113' '코리올란 서곡 Op.62' '에그몬트 Op.84' 등 세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 작품 모두 베토벤이 연극의 부수 음악으로 작곡했거나 연극을 보고 난 뒤의 느낌으로 작곡했다는 점
에서 시리즈를 착안했어요. 연극과 음악적 요소를 어떻게 결합하려 했는지 살피는 시도입니다."(박영민)

'아테네의 유적 서곡'은 독일 극작가 코체부가 쓴 희곡을 위한 부수음악으로 작곡된 곡이다. '코리올란
서곡'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삼아 쓴 콜린스의 희곡 '코리올란'의 상연을 계기로 작곡된 것으로 알
려져 있다.

보통 서곡 만이 자주 연주되는 '에그몬트' 역시 괴테의 비극에 붙인 작품.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정진영
이 내레이터로 출연해 줄거리와 대사를 읊고, 책상 등 소품과 조명 효과를 더해 연극적 분위기가 나도
록 할 계획이다.

원곡 그대로 연주되는 '에그몬트'에는 소프라노 이승현도 함께 출연한다.

이번 시리즈는 보통 교향곡 작곡가로만 널리 알려져있는 베토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기 위한 것.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는 거의 공연되지도 않습니다. 부르기 불편하다는 이유죠. 하지만 베토벤
이 무대음악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절대음악에 언어라는 양식을
처음 도입한 '합창 교향곡'도 어느날 갑자기 탄생한 게 아니라 무대음악에 대한 꾸준한 시도 끝에 나온
것이니까요."

고전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연주하려는 시도는 '길드형 오케스트라'라는 색다른 운영방식을
내세운 신생단체 SCP의 성격과도 맞아 떨어진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지휘자 박씨는 "100년 전의 방식을 오늘날 그대로 고수할 필요는 없다"며 "고전적
가치를 더욱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공연 '베토벤 인 발레 & 오페라'는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중심으로 펼쳐지
게 된다. 또 마지막 무대 '앱솔루트 베토벤'은 오히려 극음악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로만 구성했
다.

'서곡 헌당식' '삼중 협주곡', 베토벤의 교향곡 가운데 부제가 붙지 않은 작품인 '교향곡 7번' 등으로,
절대음악적 성격이 강한 이 작품들 가운데 연극적 요소가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살핀다.

무엇보다 '삼중 협주곡'에서는 비올라가 첼로 파트를 연주하는 보기 드문 시도를 해보일 예정이다. 2만-
3만원. ☎02-780-5052.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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