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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신수철기자]‘첫’이란 글자의 상징은 기대감과 함께 설레게 한다. 하지만 때로는 처음이라 는 이유로 부담감을 주기도 한다.이번에 처음 시도된 대학가 ‘취중별곡’이 그렇다. 걱정의 눈빛을 보 이는 데스크에게 빡빡 우겨가며 마련한터라 더욱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기대에 못미칠 경우 밀려오 는 따가운 시선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대학가의 요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취업’이다.
이제 ‘졸업장’은 곧 ‘실업장’이란다. 4학년인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홍성범·윤상원·진호국씨(26) 등 3명. 짧은 시간속의 대화였지만 취업 고민은 여간 아니다. 이들을 통해 요즘 대학생들이 어떻게 취업 을 준비하는지 등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공무원 시험 준비중인 학생이 절반“이미 절반이상이 준비중이에요…아냐 적어도 70%는 되는 것 같은 데”요즘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얼마나 준비하냐고 기자가 넌지시 묻자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이들 사이에 잠시동안 티격태격하더니 결론은 ‘아무튼 엄청나다’는 다소 애매모호하게 가닥이 잡혔다.
결국, 자연계열 등의 학과는 모르지만, 이들이 속한 인문·사회계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흘러가 고 있단다.
주변의 음식이 막 먹음직스럽게 익어갈 무렵, 진호국씨가 따라놓은 소주 한잔을 조심스럽게 기울이더니 다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은 다시 공부해야 한다면서 술을 가급적 자제했다)학교도서관이나 단대도서관이 늘 붐비고 있 단다. 그는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도 아침 일찍 와서 자리를 잡은 다음에 다시 식사하고 올 정도로 자 리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그의 친구들도 동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거린다. 홍성범씨가 취업에 대한 고민을 털 어놨다. 신문방송학과라하면 신문사나 방송국에 들어가는 게 전공을 살리는 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 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진로의 폭을 스스로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친구들도 “신문사나 방송국에 들어가는 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예요. 이 때문에 인문,사회계열은 취업의 폭이 좁아 무척 힘들죠. 이러다보니 학생들이 공무원으로 눈을 돌리는거죠”라 고 맞장구를 쳤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선 공무원이 선망의 대상이 되고있다는 설명이다.
취업을 위해선 다른 영역도 넘나든다군대를 제대하자마자 홍씨는 복수전공을 선택했다. 지금의 전공으로 서는 취업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경영학을 선택한 것이다. 홍씨의 진로는 기업에서의 PR이나 엔터테인먼 트 업체. 그는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한 것이 현실적으로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옆에 앉아 있던 윤상원씨도 여기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 듯 불쑥 나섰다. 윤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취업 공부를 시작하려니 쉽지 않았단다. 그는 취업을 위해 토익 시험을 봤지만 여의치 않아 현재 7급 또는 9 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투자상담사를 준비하고 있었죠. 또 유학도 준비했었고요. 앞으로는 재정경제부를 들어가는 게 꿈 이예요.”다소 말수가 적은 진호국씨가 모처럼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공무원에 뜻을 품고 있다는 의미일련다.
“(미소)가늘고 길게 사는 게 좋아서…1, 2학년때는 열심히 놀았죠. 4학년이 되니 뭔가를 준비해야겠더 라구요. 원래 사범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 집안에서도 다시 수능을 보라고 했지만…공무원 시험을 준비하 기로 했어요. 사실 취업 준비를 위해 학교도 휴학했었고요.”하지만 이들의 취업 도전기는 생각 만큼 쉽 지는 않은 모양이다. 군대를 막 제대한 뒤 이들이 취업전선에서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닌 눈치.
“워낙 (취업)문턱이 높다보니 학생들이 학과공부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사실이에요. 게다가 학생들 이 일찌감치 취업준비하는 바람에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고, 실력도 쌓아야하고…”취업 돌파구는 역시 실력뿐홍씨는 토익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단 영어가 안되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전공보다는 영어쪽에 시선이 돌아간지 오래다. 학원도 다닌 적이 있는 그는 쉽게 말해 영어만 죽어라 파고 있단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진씨는 도서관 바퀴벌레 가 됐다.
그는 당초 취업준비를 위해선 뭐든지 휴식을 충분히 갖고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입장을 펼쳤다. 일 찍 졸업해 백수로 남는 것보다 졸업을 다소 늦춰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
이 때문에 그는 한 번의 휴학생활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윤씨의 계획은 더 구체적이다. 아예 학교내 전 산실에서 눌러앉아있단다. 이유인즉 전산실에서 공무원 시험에 출제될 만한 내용들이 동영상을 통해 방 송되기 때문. 학과수업이 없을 경우 그가 유일하게 머무는 장소는 이곳이다. 이러다보니 졸업을 앞둔 이 들에게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 등이 엄습해오는 상황.
대화가 무르익어가면서 어느새 얼굴은 모두가 발그스름해졌다. 약간의 취기가 감돈 것이다. 그순간 누 가 먼저랄 것 없이 “졸업이 곧 실업이라잖아요. 심적 부담이 장난 아니에요. 졸업하고 백수로 남는 건 끔찍해요”라는 말을 남겼다.
취업성공을 위한 이들의 결의이들은 올 8월이면 일찍 졸업하게 된다. 군대를 다녀온 뒤 복한한 터라 남 들보다 졸업이 이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는 또한번의 휴학을 생각중인 이도 있다. 취직도 못한 상태에 서 졸업을 해봐야 득이 될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화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밝고 명랑한 표정과 달리 점차 취업에 대한 두려움도 살짝 엿보이는 눈치다. 자 리를 파해야할 즈음 어느 누군가가 불쑥 이런 얘기를 꺼내들었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학교만큼 공부하기에 편한 곳이 없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준 비하는 것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거죠”자기의 노력여하에 따라 결과가 만들어질 수도, 그 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믿고 있는것이다.
어쩌면 이들에겐 이런 얘기 자체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종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비율의 술잔을 막잔으로 들었다. 잔과 잔끼리 서로 부딪히며 서로가 희망과 용기를 갖 기로 다짐했다.
“취·업·을·위·하·여”자리가 끝난 뒤 이들은 집이 아닌 다시 학교로 향한단다. 취할정도의 술을 마신 것은아니기에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계속 하겠다는 것이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이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눈뒤 헤어졌다. 학교로 향하는 이들의 어 깨와 발걸음을 보면서 삶의 무게가 버거움을 느꼈다.
신수철 ssc21@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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