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과학, 바이러스의 모든 것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1-06-14 오후 6:04:00
◇ 바이러스의 정체 바이러스는 생명체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다. 전자현미경으로나 제대로 보일 정도이다. 예컨대 대장균이 밥공기 하나 크기라면, 밥알 몇 개 크기에 불과한 바이러스도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완전한 생명체라고 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생명의 핵심 물질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또 증식도 한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살 수 없다. 꼭 숙주(피 기생 생물)가 있어야만 후손을 만드는 복제도 가능한 것이다. '진화의 족보'를 뒤적이면 세균과 인간은 연이 닿아있지만 바이러스는 출처 불명이다. 세균과 인간은 모두 원시 생물체의 후손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언제 어디서 갈라져 나왔는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생물체에 기생하지 않으면 복제도 불가능하므로, 보통 생명체보다는 늦게 출현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 바이러스도 가지가지 바이러스의 종류는 알려진 것만도 4천 개 이상이다. 이들은 숙주에 따라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뉜다. 예컨대 TMV(담배모자이크 바이러스)는 오로지 담배를 비롯 몇몇 식물만을 공격한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나 간염바이러스는 '동물성'바이러스다. 또 여기에 세균만을 괴롭히는 '박테리오파지'라 불리는 바이러스도 있다. 바이러스가 워낙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에이즈의 경우 바이러스의 변이가 너무 심해서 더욱 더 치료법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소아마비 바이러스처럼 상대적으로 변신이 더딘 것도 있어, 이런 것들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 괴롭히는 것만 괴롭힌다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생물 혹은 특정장기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간염 바이러스는 심장이나 폐는 건드리지 않지만 간조직만 보면 사정없이 달려든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발굽이 둘인 동물만 공격한다. 또 담배나무가 TMV에 걸렸다면 담배나무가 전멸하다시피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 감염됐다 하면 무섭다.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는 생물 중 최고라 할만 하다. 대장균 1마리가 2마리, 다시 4마리로 복제되는 데는 각각 20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한 번에 수만 마리씩 복제될 수도 있다. 이는 숙주의 복제 메카니즘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으로, 이런 까닭에 숙주는 치명타를 맞지만, 바이러스는 번창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이같은 놀라운 감염력으로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 바이러스와 인간의 평화공존은 가능한가? 현재의 기술로선 바이러스를 완전히 의약품만으로 제압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숙주와 바이러스가 공존하는 방법은 통할 수도 있다. 호주 야생토끼와 믹소마 바이러스의 공존은 그런 예에 해당된다. 호주정부는 엄청나게 불어난 야생토끼가 농작물을 해치자, 바이러스를 풀어놓았다.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 때문에 이 작전은 초기에는 먹히는 듯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토끼가 나름대로 면역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토끼가 면역력을 갖추자 믹소마 바이러스는 독이 약해지면서 토끼 체내에서 사는 쪽으로 진화했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에이즈바이러스가 원숭이에게는 무력한 것도 아마 이런 메카니즘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선 백신 등으로 적절히 대처하며 숙주의 진화를 기다린다면, 공존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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